•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돌입한 미래에셋의 행보가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유럽으로 뻗어가고 있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명품을 보유한 이탈리아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이탈리아가 최근 유럽 남부를 강타한 재정 위기에 휘말린 여파로 글로벌 유명 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자 이들 명품을 헐값에 사들일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인수전에 뛰어들라고 실무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명품은 구찌(Gucci)와 아르마니(Armani), 베네통(Benetton), 에스카다(escada), 베르사체(versace),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등이다. 그러나 어떤 명품이 매물로 나왔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은 명품 인수 계획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보안유지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미래에셋이 이탈리아 명품 인수에 나선 것은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의류와 신발, 화장품, 주방가구 등 명품은 중국에서 골프 제품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박 회장은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할 때도 중국의 잠재적 골프 수요와 경기침체에도 흔들리지 않는 1위 상표라는 점을 높이 샀다.

    박 회장과 공동으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 휠라코리아의 윤윤수 회장도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 휠라를 사들여 글로벌 명품의 주인이 됐다.

    박 회장은 지난 22일 타이틀리스트 금융계약식이 끝나고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해보니 이제 M&A가 뭔지 알 것 같다. 글로벌 M&A는 앞으로도 계속된다"며 이탈리아 명품 인수 계획을 시사했다.

    미래에셋은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오피스 빌딩과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사 등의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미 브라질 상파울루의 월스트리트로 비유되는 파리아 리마 애비뉴와 중국 상하이 푸둥의 오피스 빌딩을 잇달아 사들여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올해도 글로벌 1위 골프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모회사인 어큐시네트를 인수하고 대만과 캐나다 자산운용사를 손에 넣었다.

    박 회장은 그동안 "창업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글로벌 M&A를 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세계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좋은 매물을 물색한 끝에 M&A 경쟁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