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기름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수도권은 가격이 높은 주유소 500곳을 조사하고 지방 주유소는 상승폭이 높은 곳 위주로 적정 숫자를 추려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지난 25일 취임 6개월을 기념해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름값 안정,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산업인력 육성, 무역 1조 달러 달성, 에너지 효율 제고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꼽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 최 장관은 또 중소기업 적합 업종 선정 시 흑백 논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적합 업종 내에서도 기술 수준이 높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대기업도 진입할 수 있는 '회색지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개월을 총평한다면.

    ▲취임 후 '현장 속에 답이 있다'는 인식 아래 실물 경제 감각을 익히고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국내외 현장을 많이 다녔다. 27박 50일간 국외 출장을 다녔고, 국내 산업현장도 매주 2~3회 둘러봤다. 산업·에너지·무역 부문에서 비교적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향후 역점을 둬 추진하려는 분야는.

    ▲우선 기름값 안정이 제일 중요한 과제이므로 현재 추진 중인 500개 주유소에 대한 가격 조사를 차질 없이 실시하고 석유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석유 유통시장 경쟁 촉진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동반성장, 산업인력 육성, 무역 1조 달러 달성, 에너지 효율 제고 등 4개 과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주유소 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이며 조사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건가.

    ▲서울·수도권의 경우 가격이 높은 500개 주유소를 조사하고 지방 주유소는 상승폭이 높은 곳 위주로 적정 숫자를 추려 조사하겠다. 지금은 조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유소 유형별로 예비조사를 하고 있다.

    주유소가 공급받은 가격, 정유사가 공급했다는 가격을 크로스 체크(cross-check)하고 유사 석유, 가격표시판 규정 위반 등 위법사항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하겠다.

    조사 결과는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며, 유통질서 교란이나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등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

    아울러 지금은 정유사 가격을 전체 평균가만 공개하고 있는데, 주유소나 대리점별로 가격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논란이 발생할 여지를 축소하도록 하겠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해 반드시 이런 원칙만은 있어야 한다는 사항이 있다면.

    ▲물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선정해야 하는데 흑백 논리는 안된다고 본다. 이 업종은 중소기업 이 업종은 대기업이라고 구분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분명 그렇지 못한 회색지대가 있을 것이다.

    한 업종 내에서도 기술 수준이 높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대기업도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중소기업만 하도록 해야 한다.

    조명산업을 보면 과거 조명 기구를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묶는 바람에 대기업이 진입하지 못했고 결국 대만에 시장을 완전히 내줬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지수 평가 결과 공개와 관련해 등수를 매겨서 공개해야 실효성이 있지 않느냐는 견해가 있지만, 재계는 이러한 방식을 반대하는데.

    ▲네이밍 & 쉐이밍(naming & shaming. 이름을 밝히고 망신 주기)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하면 대기업이 거세게 반발하고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왜곡해 지수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기업별로 낱낱이 이름과 등수를 공개하는 게 가장 강한 방법이고, 전체 트렌드만 공개하는 것이 가장 약한 방법인데, 그 사이 어떤 수준으로 할 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개별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고 코드화하는 등 방법 등의 방안이 있을 것이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논란에 대한 입장과 대책은.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다. 골목 상권 보호라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규제만 양산하고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일요일 영업 안 하면 소비자들이 토요일에 물건을 구입할 것이고, 대형마트도 특송 서비스나 인터넷 주문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세울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한 국가도 있지만, 골목 상권 보호보다는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제한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올랐는데.

    ▲주택용 요금은 많이 올리지 않고 일반 건물이나 산업용 요금 위주로 올렸기 때문에 일반 가계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녹색 산업을 일으키려면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산업계에서 먼저 나오고 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려면, 고부가가치 산업, 녹색 산업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녹색 산업이 성장하려면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

    --최근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내수 활성화를 위한 시원한 대책은 없을지.

    ▲자원이 없는 국가로서 가장 시원한 내수 진작책은 어떻게 보면 수출 활성화 밖에 없다. 수출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는 줄었다고는 하지만 수출이 내수를 저해한다고는 할 수 없다.

    서비스 산업 육성을 이야기하는데 서비스 산업 중에서도 우리가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

    --취임 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를 고른다면.

    ▲산업자원협력실을 신설해 산업자원 국제협력을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산업자원 국제협력은 우리 기업들의 활동 무대를 넓힐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지만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술인 소위 '적정기술'을 전수하고 상대국의 자원 개발이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