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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단체에서 초청한 독일 학자 베른하르트의 기이한 행보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오랜 기간 자국 하천을 연구해도 그 결과 발표가 조심스러울 터인데, 하루 이틀 남의 나라 하천을 주마간산 식으로 대충 둘러보며 ‘하천 강간’, ‘미친 짓’ 등 극단적 단언을 일삼는 모습을 보면 순수한 학자인지, 아니면 초능력 학자인지, 의구심이 든다.
하천관리는 개별 국가와 기후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연중 강우가 일정한 독일의 경우를 집중호우가 일상화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무리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도 국제적으로 성과를 인정받는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에 대해 많은 기대와 관심을 보이는 해외 전문가들도 많이 있다. -
우리나라에서 올 여름 홍수피해를 저감시키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도 하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피해를 더 키웠다고도 한다. 더구나 거의 모든 피해가 발생한 지천은 그냥 놔두고, 피해가 없는 대하천의 본류 구간에는 22조나 쓰면서 이번 홍수피해를 막지 못했으니 헛돈을 썼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이 홍수피해 방지에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우선 4대강 사업을 전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4대강 사업은 치수만의 단일 목적 사업이 아닌 이수, 친수, 수질개선 등의 다목적 사업이다. 따라서 이번 비에 대해 치수 효과로만 4대강 사업을 평가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 더구나 보(洑)가 완공되어 홍수조절이 가능하지도 않은 이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4대강 준설효과로 한강(여주)에서는 2.54m, 낙동강(상주)은 3.78m, 금강(연기)은 3.36m, 영산강(나주)은 2.13m 까지 홍수위가 낮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본류의 배수영향을 받아왔던 지류에서는 역류 현상을 막을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주변 지역의 침수 피해를 막았거나 저감시켰다고 본다.
과거의 홍수피해규모와 이번 피해규모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어려워도 본류 홍수위 저하로 인하여 홍수피해를 줄인 것만은 확실하다. 앞으로 이번 비와 같이 게릴라식 집중호우에는 그 지역에 설치된 댐, 저수지 등과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를 연계하여 운영한다면 홍수방어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4대강 사업에서는 수해발생시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유발하는 대도시들이 위치한 대하천을 먼저 정비하고 있다. 더욱이 극한가뭄에 대비해 많은 물을 가두려면 본류에 보를 건설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 소하천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있으나, 하천의 수도 많고, 길이도 길어서 홍수피해를 완벽하게 막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4대강 사업에 이어서 지류. 지천의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시홍수, 산사태 등에 대한 방재대책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수립하여야 한다.
올 여름에는 비가 하도 오니까 ‘제발 그만 좀 오지’, “지긋지긋하다”, “또 비야” 등 비를 원망하는 문구가 연일 지면을 장식했다. 7월16일까지만 해도 전국 평균강우량이 642mm로 예년의 2.4배에 달하고,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는 예년보다 3.5배 많이 발생하였다. 특히 서울 지역의 7월 강수량이 1,000mm를 넘어서 년 강수량의 70%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1940년 이래 가장 많은 기록이라고 한다.
이렇게 집중호우의 강도, 발생횟수 및 총강우량은 증가하고, 집중호우의 지역별 편차는 심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강우특성을 기상이변 혹은 이상기후가 아닌 정상적인 기후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따라서 댐, 하수도, 제방, 사방댐 등 수공구조물의 설계기준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집중호우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 홍수재해를 피할 수 없고, 피해지역도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발표한 홍수위험지수는 우리나라가 6.86이고, 미국과 일본이 각각 2.28, 2.81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이다. 즉 홍수피해를 볼 가능성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뜻이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은 이러한 기후변화, 홍수위험지수 등을 고려하여 추진되고 있다고 본다. 이제 완공이 얼마 남지 않은 4대강 사업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