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닷컴시대를 대표하는 1세대 인터넷기업 야후의 공동창업자 제리 양(43)이 창업 17년만에 회사를 떠난다.

    이번 제리 양의 퇴장은 닷컴시대 대표기업 야후가 구글과 페이스북 등 새로 등장한 인터넷강자들에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이른바 인터넷업계 신·구 세대 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야후는 17일(현지시간) 공동창업자 제리 양이 이사회 이사를 포함해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야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리 양이 야후의 이사회 이사직을 포함해 사내 모든 직책에서 오늘자로 사임한다"면서 "야후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야후 재팬과 중국 인터넷업체 알리바바의 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고 밝혔다.

    제리 양은 성명을 통해 "창업에서 지금까지 야후와 함께한 인생에서 매우 흥분되고 보람있는 경험들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제 야후를 떠나 다른 목표들을 추구할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리 양은 최근 회사의 매각을 포함해 향후 회사전략을 놓고 일부 투자자들과 충돌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이 회사의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는 제리 양은 인수 관련 협상에 관여하고 있으나 야후의 주요주주인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LCC의 매니저 대니얼 로에브는 지난해 11월초 제리 양이 회사 운영에 사심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축출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제리 양이 스스로 야후 이사회 사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회사 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리 양이 이번에 사임함에 따라 야후의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야후는 현재 사모펀드와 IT 대기업들의 인수대상 1호로 지목되고 있으며, 실제로 MS와 벤처캐피털 안드레션 호로비츠 컨소시엄과 TPC 캐피털 등 2곳으로부터 인수제안을 받아놓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 양은 데이비드 필로와 함께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학시절인 1995년 야후를 창업했으며, 곧바로 인터넷 초기시절 가장 성공한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2007년 6월부터 2009년1월까지 야후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으며,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470억달러 규모의 인수제안을 거절한 후 주주들의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야후는 그때 이후 구글과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한때 시장의 선두자리를 지켜온 검색사업을 2009년 포기했으며 디스플레이 광고부문에서도 자리를 잃어가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제리 양의 사임은 인터넷 업계의 신·구세대의 완전한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리 양에 이어 CEO자리를 물려받은 캐롤 바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경질됐으며 지난주 페이팔 사장 출신인 스콧 톰슨이 새 CEO로 취임했다.

    스콧 톰슨은 "제리는 17년전에 시작하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혁신의 정신을 고양해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면서 혁신과 고객 중심주의라는 유산을 남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