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ㆍ벨기에서 각각
  • 시베리아와 벨기에의 동굴에서 지금까지 최고(最古) 기록인 3만3천년 전의 길들여진 개 두개골이 발견돼 개 길들이기가 생각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6일 보도했다.

    이는 일부 DNA 연구가 시사하는 것과는 달리 오늘날 개의 조상이 단일 혈통이 아니라 여럿일 개연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연구진은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동굴 안에서 매우 잘 보존된 채로 발견된 개의 두개골과 벨기에의 동굴에서 나온 개의 두개골을 탄소방사선 연대 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3만3천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형태적 특성은 모두 길들여진 개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완벽하게 보존된 시베리아 개의 두개골에는 짧아진 주둥이와 넓어진 턱, 촘촘해진 이빨 등 길들여진 개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면서 "늑대의 주둥이는 이보다 길고 가늘며 이빨은 성글게 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 개가 현대 개들의 조상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3만3천년 전 시베리아 개는 마지막 최대 빙하기(LGM: 2만6천~1만9천년 전) 이전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두 개의 두개골에 나타난 특징들을 보면 개 길들이기가 인류 역사상 여러 시대에 걸쳐 각기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LGM 이전 인류는 유럽-아시아의 서로 분리된 광범위한 지역에서 늑대 등 갯과 동물과 함께 살았을 것이며 그런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들 동물은 진화적인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기후 변화가 일어나 인류의 거주 양상이 바뀌면서 이번에 발견된 동물 혈통과의 관계는 단절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