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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평소의 3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경고 종목은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가 취하는 시장 안정화 조치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는 바른손 등에 대해서는 작전세력이 개입한 혐의를 포착하고 집중적으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19개 종목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고 이달 들어 8일까지 11개 종목이 투자경고 종목에 올랐다.
정치테마주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인 작년 6월만 해도 투자경고 종목은 한달간 7개에 그쳤다.
그러나 7월 투자경고 종목이 15개로 급증한 뒤 11월까지 매달 13~15개 수준을 유지하다가 12월 19개로 다시 늘었고 올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는 비트컴퓨터, EG 등이 투자경고 종목에 올랐고 이 달에는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바른손과 우리들제약, 우리들생명과학 등이 대상이 됐다.
금감원은 일부 종목의 경우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계좌를 자세히 살피는 등 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적자 규모가 커지며 실적이 나빠졌는데도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다른 원인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손의 경우 작년 상반기(4~9월) 매출이 363억원으로 늘었지만 54억원 영업적자, 6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이익은 더욱 악화했다. 작년에 제작한 영화 `커플즈' 흥행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주가는 올해 초까지 수차례 상한가로 올라 이달 8일(1만800원) 1만원선을 돌파했다. 문재인 통합민주당 상임고문이 일했던 법무법인이 이 회사의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적이 나빠졌는데도 주가가 오르면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겠느냐"며 "조사 종목 범위를 더 좁혀 살펴보고 있고 작전 혐의를 포착하는 등 실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전으로 주가가 급등해도 일반 투자자까지 가세해 소위 `폭탄돌리기'가 진행될 때는 작전세력과 일반 투자자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 조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투자자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치인 친소 여부에 대한 풍문을 거래소가 조회공시로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바른손의 경우,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통해 `바른손과 문재인 상임고문 사이에 관계가 있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두 차례 조회공시에서 바른손에 최근의 주가급등 이유를 물었다. 바른손은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만 답했다. 형식적인 수준의 조회공시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회공시는 공급계약, 유상증자 등 기업 내용과 관련 있는 공시 의무사항만 하도록 돼 있다. 정치인과의 친소 여부 등에 대한 풍문은 기업 내용과 무관한 부분이어서 조회공시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