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협찬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 종영
  • 항공업계 1,2위를 달리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TV 드라마 때문에 희비가 엇갈렸다.

    두 항공사를 울고 웃게 한 작품은 지난 16일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 구혜선, 지진희가 주연한 이 드라마는 열정 넘치는 풋내기 조종사가 훌륭한 멘토를 만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파일럿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주인공들의 사랑과 버무려 담아냈다.

    그러나 모처럼 안방극장에 찾아온 항공 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영 전 적지않은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한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방송 초반에는 승무원을 성희롱한 승객을 조종사가 조종실에서 나와 응징한다든지 하는 비현실적 설정으로 눈총을 받더니 중반 이후부터는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타방송국 '해를 품은 달'의 위세에 눌려 아예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부탁해요 캡틴'이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자 드라마를 협찬한 아시아나항공은 내심 씁쓸해하고 있다.

    자사 격납고, 사무실, 정비장 등 '부탁해요 캡틴'의 배경 대부분을 제공한 아시아나항공은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아시아나의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고 촬영 협조를 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시아나항공 유니폼과 비슷한 복장을 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항공기 안에서 좌충우돌 실수하는 모습이 너무 자주 그려져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안되는 측면도 있었다.

    반면 아시아나에 앞서 협찬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대한항공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방영 초반에는 이 드라마가 과거 큰 인기를 끈 항공드라마 '파일럿'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을까봐 바짝 긴장했으나 시청자들의 호응이 별로 없자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대한항공은 1993년 배우 최수종, 한석규, 채시라, 김혜수 등이 출연한 국내 첫 항공드라마 '파일럿'을 협찬해 쏠쏠한 재미를 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