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계 입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장관직에 오른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장관은 31일(현지시간) "한국의 선진화된 초고속 통신망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배워 프랑스에 접목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펠르랭 장관은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친부모나 친척 등 뿌리를 찾고 싶지 않으며, 그보다는 한국 문화를 좀 더 알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펠르랭 장관은 이날 오후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프랑스도 초고속통신망이 현실화되는 단계로 향후 10년 안에 전국에 깔릴 것"이라며 "프랑스의 디지털경제 관련 주무장관으로서 앞서 나가는 한국의 초고속통신망의 전반적인 시스템 모델을 배워 프랑스에 접목시키는데 참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펠르랭 장관은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어떤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대표기업이 됐는지 성공사례들을 알아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아주 빨리 경제성장을 이룬, 성장잠재력이 큰 나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국기업의 프랑스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펼치고 한국과 프랑스간 대학생 교류도 확대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양국 협력관계를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펠르랭 장관은 "장관 취임 후 비공식적으로 김성환 외교통상장관과 박흥신 주불대사 등을 비롯한 상당수의 한국 관계자들을 만나 양국 협력 증진방안 등을 논의했다"며 "아직 공식 초청은 받지 않았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은 만큼 내년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태어난 지 6개월만에 프랑스에 왔지만 한국인이라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준데 대해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펠르랭은 "외모만 한국인일 뿐 모든 것이 프랑스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라는 것 하나로 관심이 쏟아진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한 후 "현재 한국에도 이민자가 많아 통합정책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나를 통해 이 부분이 이야기되는 것 같아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 다리를 다쳐 2개월간 집에 머물 때 어머니로부터 글을 배웠고 그 덕분에 월반까지 했다"면서 "부모님이 최대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적 호기심과 경제점 자립심을 갖도록 교육을 시켰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펠르랭 장관은 '한국의 뿌리'라는 한국 입양단체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고 굳이 뿌리를 찾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한국에 가더라도 친부모를 찾고 싶지 않으며 그보다는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만큼 한국의 문화를 더 알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 대해 그는 "정치적 식견이 매우 뛰어나고 목적이 뚜렷하며 확고하고 일관성 있는 분"이라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것을 대선 캠프에서 일하면서 지켜봤다"고 소개했다.

    펠르랭 장관은 올랑드 후보의 대선 승리의 요인에 대해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부자 우호 정책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불만 ▲경제 위기 등을 꼽은 후, 프랑스 국민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런 정책과 행동을 용납하지 않고 책임감이 강하고 도덕관념이 투철하며 정의를 중시하는 대통령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랑드 정부의 부유층 증세 정책과 관련, 부유층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도 있지만 중소기업과 창업에는 혜택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프랑스인의 애국심을 고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