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과부 진화론 기술 삭제’ 비중있게 보도“한국의 진화론 반대자의 성과 비하면 미국은 별것 아냐”과학교과서 진화론 내용 수정에 비판적 논조
  • ▲ 한 과학교과서에 실린 말의 진화 과정.ⓒ
    ▲ 한 과학교과서에 실린 말의 진화 과정.ⓒ

    세계 최고 과학학술지 중 하나인 영국의 ‘네이처’가 한국 학생들이 배우는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이 삭제됐다는 기사를 비판적 논조로 실었다.

    기사를 본 외국 네티즌들은 한국 정부가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야유와 조롱을 퍼붓고 있다.

    네이처는 영국 현지시각으로 5일 온라인판에 ‘한국, 창조론자들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최근 한국의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시조새'와 '말' 등 다윈 진화론의 근거로 교과서에 실린 증거들은 논란이 있다’며 삭제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고, 교과부가 이를 받아들여 일부 출판사가 해당 내용을 교과서에서 삭제키로 했다”

    이어 네이처는 출판사의 입장과 한국 최고의 과학기술 요람인 KAIST에 창조과학 전시관이 있는 등 한국인들은 창조론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인정교과서 출판사는 교과서 저자들이 청원 내용에 대해 논의한 결과 학술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 관련 내용을 수정키로 했다”

    “한국의 대표적 과학 전당인 KAIST에는 창조과학전시관이 있으며, 2009년 교육방송이 다큐멘터리 ‘신과 다윈의 시대’를 연재하면서 19세 이상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6%가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네이처는 한국의 진화론 반대자들이 ‘주류과학’과 맞서 싸워 거둔 성과를 미국의 모습과 빗대 강조했다.

    “미국 몇 개주가 진화론 교육을 제한하거나 창조론을 함께 교육해 줄 것을 요청하는 창조론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적은 있지만, 한국의 ‘진화론 반대자’들이 ‘주류과학’과 맞서 싸운 성과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네이처는 “진화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창조론 진영에 대응키 위해 조직에 들어갔다”는 서울대 장대익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내 진화론자들의 반응을 덧붙였다.

    한편 교과서의 진화론 관련 기술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교과부에 청원을 낸 교진추는 진화론의 결정적 증거로 인식돼 온 ‘시조새’와 ‘말’의 진화과정에 대한 내용이 학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잇달아 수정을 요청했다.

    실제 주류 과학계 안에서도 다윈 진화론을 설명하는데 있어 빠짐없이 소개되는 ‘말’의 진화과정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들에 의하면 말의 진화에 관한 교과서의 기술은 한마디로 ‘과학적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 파충류와 조류의 연결고리로 여겨져 온 ‘시조새’에 대해서도 그간의 학설을 뒤집는 이론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교학교과서 출판사 7곳 중 3곳은 교진추의 청원 내용을 받아들여 관련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키로 했다.

    네이처는 이 기사를 7일 발행하는 인쇄본 잡지에도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