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알제리 하천을 한강처럼 만든다! 누가?

대우건설이 알제리에서 하천복원사업을 수주하며 본격적인 해외 환경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는 국내기업의 하천복원사업 첫 해외 진출 사례다.

대우건설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알제리에서 약 5억달러(한화 약 5,850억원) 규모의 엘하라쉬 하천복원사업을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알제리 수도 알제의 중심을 관통하는 엘하라쉬 하천의 하구부터 18km 구간을 복원해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휴식·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공사다.

생물정화시설 조성과 수변지역 조경 사업, 주민 편의시설 설치, 수질·홍수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지 건설업체 코시데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이번 사업을 수주했으며 대우건설의 지분은 70%(약 3억 5,000만달러, 한화 약 4,100억원)다. 공사는 착공 후 42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공사는 국내 기업의 하천복원사업 첫 해외 진출 사례로 민관이 협력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환경부는 지난 2010년 1월 알제리 수자원부와 장관회담 및 제1차 상하수도 기술협력위원회를 가졌다. 당시 양국은 알제리 엘하라쉬 하천 수질개선사업 추진방안 공동마련 등 상하수도분야 협력과제 6개항에 대해 합의했다.

환경부는 과거 한강 수질오염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한강종합개발사업 등 20년 이상 축적돼 온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엘하라쉬 하천의 수질개선 마스터플랜 수립을 제안했고 알제리가 이를 수용하며 이번 사업이 성사됐다.

대우건설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발주한 ‘알제리 엘하라쉬 하천복원 마스터플랜 수립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된바 있다. 이를 통해 알제리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 형태로 이번 사업을 수의계약하게 됐다.

이번 수주에는 환경부 환경산업팀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해외사업실이 한국 기업의 해외 환경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한 수주 지원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하라쉬 하천은 수십년 동안 방치된 각종 쓰레기로 인한 토양오염과 처리되지 않은 공장폐수의 유입 등으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염으로 인한 민원도 문제지만 엘하라쉬 하구 알제만 개발계획 추진을 위해 하천 정화가 선결돼야만 한다.

“한국의 하천복원 경험과 기술을 높이 평가해 그동안 주로 협력해온 유럽 국가들이 아닌 한국과 파트너십을 결정했다”
- 알제리 정부

알제리는 한반도의 10배 크기인 238만㎢의 면적으로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다. 세계 16위의 원유 매장량과 세계 10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 중이며 정부가 사회 인프라 건설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어 대형공사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천정비사업은 오는 2014년까지 총 190억달러(한화 약 22조 1,540억원)가 투입되는 국가 핵심 사업이다. 이번 공사에 이어 하수처리장 및 폐수처리장, 관거정비사업 등의 수질개선사업 발주가 예정돼 있다.

“국내 환경시설 92개소를 시공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 국내 최대실적을 보유한 선도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 알제리 하천정비사업의 중심이 되는 이번 공사의 수주로 추가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 대우건설 관계자

대우건설은 국교수립 이전인 1989년 알제 힐튼호텔 건설공사를 수주하며 우리나라 건설업체 최초로 알제리 시장을 개척한바 있다.

지난 2008년 알제리 시장에 재진출한 이후 비료공장(6억 7,100만달러), 부그줄 신도시 부지조성공사(5억 8,000만달러), 아르주 LNG플랜트(2억 9,400만달러), 젠젠항 방파제 확장공사(1억 4,900만달러), 젠젠항 컨테이너터미널 공사(2억 5,200만달러)등 대형공사를 연달아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로 알제리에서 약 24억 5,000만달러의 누적 수주고를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