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대형마트에 외국인 빼앗기는 추세특색있는 시장들 연계... 투어상품 개발을
  • ▲ 서울 광장시장은 외국 관광객드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꼽힌다. ⓒ 정상윤기자
    ▲ 서울 광장시장은 외국 관광객드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꼽힌다. ⓒ 정상윤기자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 명소로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광장시장 등 전통시장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전통시장은 떨이와 덤과 같은 ‘정(情)’으로 통하는 한국 정서를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러나 시장은 아직 외국인들의 시식코너일 뿐 김,김치,화장품같은 쇼핑 품목들은 명동, 이대 등 시내 번화가와 대형마트로 집중되고 있다.

    “명동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지만 그들이 쇼핑을 하는 품목은 정해져 있다. 롯데 면세점과 명동 내 화장품매장에서만 대량으로 물건을 사지 남대문 시장은 잘 찾지 않는다.”
     -남대문시장에서 인삼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

    대형마트 확산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전통시장이 관광객들에게도 외면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통시장의 외국인 소비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다. 상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활성화하는가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를 통한 해외 홍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장경영진흥원에서는 상인대학, 맞춤형 교육, 정보화교육·디지털상인육성, 상인대학원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의식혁신, 고객만족, 경영기법, 판매촉진과 같은 기본 소양에서부터 상품개발, 포장 및 진열기법, 조직관리 등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경영 전략 내용을 다룬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장사를 하면 물건만 팔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상인들이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의 니즈를 고민하는 자세를 갖는다.”
     -시장경영진흥원 교육연수팀 관계자

    “국내에 있는 외국인, 외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전통시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SNS나 블로그를 통한 전통시장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김영기 시경원 홍보팀장

    시장경영진흥원은 지난달 25일 서울 예지동 광장시장에서 ‘스탬프랠리(Stamp Rally)'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전통시장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 증대를 위한 것으로, 외국인들이 장터음식을 맛보고 한국 사람을 접하면서 살아있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이란 등 세계 각국에서 모인 외국인 2백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광장시장 음식 먹어보기’, ‘상인과 사진찍기’ 등의 미션을 수행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했다. 외국인들은 상품권을 들고 빈대떡, 김밥, 떡볶이, 수수부꾸미 등 대표적인 장터음식을 맛봤다. 미션을 완료해 5개의 스탬프를 모두 받은 참가자에게는 전통기념품을 증정했다.

    이 밖에도 전통시장하면 남대문 시장만 연상되는 외국 관광객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1일 광장시장을 여행 코스에 포함시킨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을 통해 광장시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개인 여행객 1천명, 단체 여행객 1천명에 이르렀다.

    이 관광객들에게는 외국어 안내책자와 함께 온누리 상품권 5,000원권이 제공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정취가 남아있는 곳을 알아보다가 광장시장으로 가는 상품을 기획했다. ‘제2의 남대문 시장’, ‘제3의 남대문 시장’을 찾는 것이 주목적이다.”
     -호수영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팀 차장

    시장 한 곳만 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장을 연계 개발해 개인 취향에 맞는 시장을 선택해 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은 쇼핑시장, 먹거리 시장 등으로 강점을 부각시키는 등 지방 시장들마다 고유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 인근 관광지와 함께 코스를 짜는 것도 가능하다.”
     -시경원 김영호 자문위원

    한류 바람을 타고 가히 ‘K-마켓’이라 부를만 한 ‘시장투어’ 상품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