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마력, 25.4kg.m 힘으로 3명 태우고도 고갯길 거침 없이 달려시승자들 "1.6이라는 것 못 느끼겠다" 일부는 "힘 조금 달려" 지적
  • 2013년형 뉴 이스케이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시승 행사가 시작됐다. 타보기 전의 인상은 앞서 말한 것처럼 "고놈 참 싼타페 닮았다"는 것이었다. 앞 부분이 포커스, 퓨전과 닮아 조금 익숙하기도 했다. 

    이날 시승행사는 194.4km.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경기 포천 아트밸리를 들렀다 다시 돌아오는 코스였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절반 가량, 나머지는 구불구불한 국도와 산길이었다.

  • 시승 전 차의 내외부를 살폈다. 시트는 세미버킷 스타일이었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 키가 작은 기자도 쉽게 운전석에 오를 수 있었다.

  • 미국차를 탈 때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이 사이드 미러다. 열선도 내장돼 있다. 왼쪽 윗귀퉁이에 붙은 작은 반사경은 사각지대 보조거울이다. 처음 볼 때는 헷갈리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하다. 이스케이프에 붙은 사이드미러는 '아메리칸 스타일'이 아니기에 접힌다.  

    차 문은 예전의 미국차와는 달리 무겁지 않았다. 두께 또한 조금 얇아진 편이다. 하지만 포드 측은 신형 강판과 새시로 강성은 훨씬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 계기판의 모습. 아이스블루 빛 LED로 눈이 편하다. 타코미터와 속도계 사이의 작은 정보창에는 연비, 주행거리 등 간단한 정보가 뜬다. 이 정보창은 운전대에 달린 버튼으로 메뉴를 바꿀 수 있다. 가장 재미있는 메뉴는 AWD인 이스케이프의 각 바퀴에 토크가 얼마나 전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뉴. 이를 보면서 운전하면 토크 조절은 물론 연비 효율까지도 가능하다.

    이날 시승한 차는 185km/h로 속도제한이 설정돼 있었다. 

  • 이날 시승한 이스케이프 엔진은 1.6 에코부스트 엔진이다. 180마력, 25.4kg.m의 토크를 낸다. 에코부스트는 포드가 유럽 브랜드의 '다운사이징'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개발한 엔진으로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와 직분사 방식을 결합한 엔진이다. 작은 크기와 달리 힘도 좋고 내구성도 괜찮다는 평이 많다.  

  • 시승차의 2열 좌석을 접어봤다. 사진에서 더 넓게 보인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도 무척 넓었다. 이 정도면 냉장고나 TV도 손쉽게 옮길 수 있을 듯 했다. 

  • 차를 타고 시트를 조정한 뒤 포천 아트밸리로 향했다. 아트밸리로 향할 때는 동승한 타 신문사 기자가 운전했다. 옆좌석에서 느낀 점은 '편안하다' '하체가 꽤 탄탄하다' '힘 좋다' 등이다. 프레임 바디와 모노코크 바디 SUV의 중간 쯤 되는 것 같았다.  

  • 포천에 도착한 뒤 핸즈 프리 테일게이트를 테스트 해봤다. 그런데 "어라!" 트렁크가 안 열렸다. 포드 관계자에 물어봤더니 2.0급에만 장착된단다. 아, 우리가 탄 모델은 1.6급이었다.

    커피 한 잔으로 숨을 돌린 뒤 다시 애스턴 하우스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국도와 산길에서 이스케이프는 "무슨 문제 있냐"는 투로 거침없이 달렸다. 브레이크는 독일차처럼 그 자리에서 서는 것은 아니었지만 '밀리는 느낌'은 없었다.

    차량이 별로 없는 곳에서 급가속이나 급제동, 차선변경 등을 해봐도 흔들리거나 불안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특히 고갯길에서 이스케이프는 거침 없었다. 1.6리터 차는 힘이 부족하다? 이스케이프는 3.0리터급 휘발유 세단 정도의 토크로 산길을 유유히 올랐다. 

  • 이스케이프를 타면서 단 한 가지, 우리나라 고객들이 느끼기에는 어색하다거나 '힘 없다'고 판단할 부분도 있었다. 바로 변속 시점과 배기음이었다.

    국산차는 과거 일본차를 베이스로 개발한 경우가 많고 배기량이 작은 차들이 많다보니 자동차 소비자들도 '거친 배기음'의 미국차보다는 '조용한 일본차'에 익숙해져 있다. 반면 이스케이프는 '퍼포먼스'에 익숙한 유럽차와 '감성'에 목숨 거는 미국차를 합친 것이다. 때문에 RPM을 올리면 '머슬카' 같은 굉음을 낸다. 이 '굉음'은 RPM이 2,500일 때, 즉 최대 토크를 낼 때부터 터져 나온다. 포드 측에서는 이 부분도 한국 소비자들의 감성에 맞게 조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도심에서만 주행한다면 이 '굉음'을 들을 일이 거의 없다.

    포드가 이번에 출시한 이스케이프는 1.6리터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힘을 보여줬다. 가격 또한 '수입차'인데도 3,260만 원이다. 연비도 신 연비 기준으로 10.1km(도심 8.9km, 고속도로 12.3km)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실제 다양한 '과격 주행'을 한 시승에서도 평균 9km 내외의 연비를 보여줬다. 이에 시승자들은 "이 정도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곧 국내 출시한다는 쉐보레 트랙스는 1.7리터 디젤엔진의 최고출력이 140마력, 1.4 에코텍 터보엔진이 140마력을 발휘한다고 전해진다. 쉐보레가 트랙스에 대해서도 가격인상 정책을 쓴다면, 180마력에 토크가 40kg.m 수준이라는 스포티지R이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면 포드 이스케이프는 트랙스와 스포티지 R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