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넷째 수요일 자율휴무”에 상인들 발끈 마트측 “주말 쉬면 농사 협력업체 다 죽어”
  • ▲ 대형마트 측(한국체인스토어협회)은 매달 둘째, 넷째주 수요일 자율휴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골목상권 측은 ‘생색내기 꼼수’라며 비판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 대형마트 측(한국체인스토어협회)은 매달 둘째, 넷째주 수요일 자율휴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골목상권 측은 ‘생색내기 꼼수’라며 비판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매주 둘째, 넷째 수요일에 자율적으로 휴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12일을 시작으로 매월 둘째, 넷째주 수요일에 자율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10월22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출점을 자제하고 최소한 월 2회 자율 휴무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힌 이후 조치다.
  
대상지역은 지방자치단체의조례에 따라 영업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을 뺀 모든 곳이다.
영업규제 조례가 효력을 잃었거나 아예 영업규제 처분이 없는 지역에 있는 대형마트 284곳과 SSM 932개 총 1216개 점포가 자율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형마트로는 이마트 108개, 홈플러스 99개, 롯데마트 79개 점포가 휴업한다.
지자체의 조례에 의해 강제로 휴무 중인 점포 87개까지 더하면, 대형마트 3사의 점포 380곳 가운데 98%가 휴무제를 시행하는 꼴이다.
  
하지만 휴무요일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주 5일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주로 금요일 저녁부터 장을 보기 시작한다.
가장 손님이 없는 날 중 하나인 수요일에 자율휴업을 한다는 것은 생색내기로 밖에 안보인다.
휴업일을 주말에서 주중으로 바뀐다면 대형마트 입장에서 훨씬 이득을 볼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남모씨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2011년 유통산업통계'에 따르면 일요일과 토요일의 주중 매출비중은 각각 20.2%, 19.6%로 가장 높다. 평일에는 금요일 13.7%, 목요일 12.1%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월, 화, 수는 매출이 11%대에 머물러 소위 ‘가장 장사 안되는 날’이다. 

대형마트 측도 매출 이유 때문에 주말이 아닌 주중에 자율휴업일을 정한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토, 일 주말 매출은 약 각각 20% 수준이다.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대부분 11%의 매출비중을 차지하는데 수요일이 가장 가운데 있어서 결정하게 됐다”
  
“유통산업발전법이 통과돼 한달에 3번씩 주말에 쉬게 된다면, 대형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모두 망하게 된다”
   -체인스토어협회 고상범 과장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 측의 수요일 휴업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앞으로만 타협하는 척 하려한다는 것.  

 “정부에 떠밀려 협의체에 참여했지만, 협약서 하나 작성하지 않았고 상생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
앞뒤 다른 행동으로 인해 신뢰에 금이 갔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이 협의체를 믿기보다는 목숨 걸고 유통법을 통과시키려 하는 것이다”

(협력업체의 줄도산 때문에 주말휴업을 할 수 없다는 대형마트 측 주장에 대해) “주말에 휴업을 하면 농어민들이 다 굶어죽을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주말에는 농수산물 경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곧 그들에게는 별 타격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최승재 사무총장

한편 영업시간을 ‘밤 10시~오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의무휴업 월 3회 등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이 법사위에 개류 중이다.

대형마트 측이 개정안을 반대하고 나서자, 골목상권 측이 유통산업발전협의회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