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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전문가가 된 사람들을 우리는 ‘달인’이라 부른다.
서대문 영천시장에서 꽈배기의 달인 임춘식 사장(‘달인꽈배기’)을 만났다.그는 놀라울정도로 빠른 손놀림으로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 ‘최강 달인’에 등극하면서 영천시장의 대표 상인이 됐다.
30년이 넘었단다.
임 사장은 “우리 꽈배기는 손으로 반죽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꽈배기만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30여 년 전 고향 나주에서 올라와 우연한 기회에 꽈배기를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남다른 맛에 호응을 얻었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죠.”그 바람에 영천시장 주변으로 꽈배기 상점들이 몰려들어 더욱 명성이 높아졌다.
임 사장은 “꽈배기는 느끼하면 한 개 이상 잘 안 먹게 된다. 하지만 우리꽈배기는 쌀 기름과 식용유를 섞어 튀기기 때문에 식어도 느끼한 맛이 덜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자신이 만든 꽈배기를 하루에 3개씩은 꼭 먹는다며 물리지 않는 맛을 자랑했다.
사장님 내외가 빠른 손놀림으로 반죽을 자르고 모양을 꼬아 꽈배기를 만들어낸다. 왼 손으로 ‘휙’ 돌리는 순간 꽈배기가 꼬아진다.
임 사장은 1시간에 800개 정도는 거뜬하다고 말한다.
비비 꼬인 꽈배기들이 기름통에 들어가 지글지글 익는다.
금세 채로 꽈배기를 뒤집고 건지고, 보는 눈이 더 바쁘다.
이렇게 빠른 달인 사장님의 손놀림에도 꽈배기가 쌓여있을 틈이 없다.
끊임없이 손님들이 방문해 꽈배기를 사 간다. -
소문난 꽈배기 맛으로 주위 학교나 기업 등에서도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취재 중에 한 아주머니가 꽈배기를 사갔었는데, 취재 마칠 즈음에 다시 와서 또 5천원 어치를 포장해가는 광경은 낯선 풍경이 아니란다.
임 사장은 일본 잡지에도 소개돼 한동안은 일본사람들도 많이 찾았다고 덧붙였다.
꽈배기를 빠르게 만들 수 있어, 백 개 단위의 단체주문도 거뜬하다.
주문하자마자 만들기 시작해 따뜻하고 쫄깃한 꽈배기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에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주문을 한다.맛도 중요하지만, 이 집의 매력은 ‘4개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4개 1,000원이지만 한때는 12개까지 팔았던 때도 있었으니까요.
꽈배기가 서민음식이잖아요.
천 원 한 장 들고 와서 푸짐하게 가져가는 모습 보면 저도 좋고 소비자들도 얼마나 좋아요.”
꽈배기도 꽈배기지만 찹쌀도너츠와 팥도너츠도 별미다.
찹쌀도너츠는 무려 6개 1,000원, 팥도너츠는 2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 종류별로 푸짐하게 사가도 부담이 없다. -
하루 평균 20kg 밀가루 4~5포대를 반죽하지만, 오후 4시경에 대부분 재료가 바닥나기 때문에 4시 전에 가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또 다시 찾게 되는 맛이라고 임 사장은 자신 있게 말한다.
“달인 방송에 출연하고 나서 유명해지긴 했어요(웃음).
우리 꽈배기가 이렇게 알려지기까지는 많이 구상하고 노력했습니다.
묵묵히 일에 최선을 다하면 행복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통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그것처럼 손님들이 ‘달인꽈배기’를 먹으면서 연말에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