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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일부 웹사이트에 접속장애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국제 해커집단이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N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너머스(Anonymous)는 이날 문서파일 공유 사이트 패스트빈(Pastebin)에 올린 글에서 자신들이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com)의 가입자 정보 1만5천개를 빼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을 '어나너머스 코리아'라고 소개한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북한 공식 사이트(www.korea-dpr.com)뿐만 아니라 고려항공(www.airkoryo.com.kp), 내나라(www.naenara.com.kp), 벗(www.friend.com.kp)에도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번 해킹 공격에 디도스(DDoS) 방식이 사용됐다.
앞서 지난달 30~31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의 일부 웹사이트에 일시적인 접속장애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의 북한전문 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www.northkoreatech.org)는 이에 대해 해킹에 따른 접속 장애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어나너머스는 패스트빈에 게재한 '어나너머스, 북한을 공격하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 정부를 향해 "핵개발과 위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격려하면서 "여러분이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를 쟁취하는 동안 우리는 여러분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어나너머스의 목표는 여러분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해커들은 트위터의 '#OpNorthKorea'라는 해시태그('#' 뒤에 특정 단어를 넣으면 연관된 글, 사진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에 자신들이 빼낸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는 '우리민족끼리' 가입자들의 이름을 비롯해 이메일 주소와 생년월일, 비밀번호 등이 포함됐다.
또한 어나너머스라고 주장한 해커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에는 태극기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는 그러나 '우리민족끼리'가 실제로는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북한 정부의 내부 전산망까지 피해를 봤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