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가보다 3% 높게 사들이고 뒷돈 챙겨선임 10억-후임 3억… 검찰, 임직원 수사홈플러스 “바이어 많아 뒷돈 막기 힘들다”

  • ▲ 쌀을 납품받으면서 각각 3억원,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홈플러스 쌀 바이어 최 모씨와 안 모씨가 구속됐다. ⓒ뉴데일리
    ▲ 쌀을 납품받으면서 각각 3억원,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홈플러스 쌀 바이어 최 모씨와 안 모씨가 구속됐다. ⓒ뉴데일리


홈플러스 쌀 바이어가 납품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홈플러스는 행사 상품으로 쓰기 위해 부여군농협 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부여 공동법인)으로부터 매년 200~300억원 어치의 쌀을 납품받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쌀 구매 담당직원이 수억원의 금품을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대전지검 논산지청(지청장 전승수)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대가로 부여 공동법인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수재)로 최 모씨(30)를 4월12일 구속했다.
앞서 4월7일에도 최 모씨의 쌀 바이어 선임인 안 모씨(33)가 10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부여 공동법인은 부여군 농협이 120억원을 출자해 만든 법인으로 1년 매출이 약 600억원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여 공동법인의 쌀을 정상가보다 2~3% 높은 값에 사들이는 조건으로 부여 공동법인의 뒷돈을 받아 왔다. 
 
안 씨는 홈플러스의 쌀 바이어로 일하면서
2010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약 1년간 부여 공동법인의 불법적 로비를 받아왔으며,
후임인 최 씨는 안 씨가 부풀려 놓은 쌀 가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홈플러스는 부여 공동법인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다.
해마다 총 생산량의 약 3분의 1가량인 1만5,000톤에서 2만톤을 수매했기 때문이다.
 연 매출 600억원 중 200~300억원 어치를 홈플러스에 납품해 왔다.
 
이 같은 조사는 지난 2월 지역농협의 자체검사에서 쌀조합법인이 홈플러스에 쌀을 납품하고도
쌀값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부여 공동법인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수억원의 돈이 홈플러스 쌀 바이어 쪽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부여 공동법인은 납품가의 2%를 홈플러스에 장려금 명목으로
대금결제서 제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200억원 어치의 쌀을 납품하면서 결제할 때는 196억원의 대금만 받은 셈이다.
  
홈플러스 역시 부여 공동법인이 쌀 공급자로서는 가장 큰 파트너였다.
매년 1만5,000톤에서 2만톤씩 납품받은 쌀을
<부여농협 가을들녘 쌀>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판매해 왔다.
홈플러스는 이 쌀을 20kg에 3만원대 가격으로 판매하며 정상가와 비교할 때 25% 이상 저렴하다고 홍보해 왔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안 씨와 최 씨 외에도 홈플러스 임직원이 관여했는지 추가 수사 중이다.
반면 홈플러스 본사 측은 쌀 바이어의 불법적 금품 수수행위를
단순한 직원 개인의 부정행위로 떠넘기고 있다.
  
“홈플러스 자체에서도 조사 중이지만,
혐의가 있는 바이어들이 체포돼 있어 정확한 조사는 어렵다.
최 모씨의 쌀바이어 선임인 안 모씨가 같은 혐의로 체포된 것도
정황상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홈플러스에는 수백 종류의 제품이 있다.
구매가 이뤄질 때마다 결제 시스템이 있지만,
각 바이어들이 뒷돈을 받는 것까지 모두 걸러 낼 수는 없다.
개인들의 악의적인 범죄행위까지 모두 잡을 수 없다”

“부여 공동법인이 납품가의 2%씩을 판매 장려금으로 지급한 내용은
공식적인 수수료로 문제되지 않는다”

   - 홈플러스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