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고객 신뢰 악용, 5차례 걸쳐 횡령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전표를 위조해 
고객 은행계좌에서 
거액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우리은행> 직원 김 모(50·여)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3∼10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우리은행> 지점에 근무하면서 
고객 A씨가 직접 인출한 것처럼 전표를 위조해 
A씨의 정기예금 계좌에서 
5회에 걸쳐 
12억원 상당을 빼내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의 5억 원 상당을 
남편의 병원비를 대거나 대출이자를 갚는 데 썼으며 
나머지 돈 역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식이나 선물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평소 단골고객이던 A씨의 금융정보를 알고 있었고 
A씨가 계좌 잔고를 수시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 후, 
A씨가 지난 5월 
해당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잔고가 없자 
김씨가 회사 측에 범행을 실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남편이 희귀병을 앓아 실직하고 
 오랫동안 입원치료와 수술을 반복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 
 김씨가 고객 돈에 손을 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 <동대문경찰서> 관계자


한편,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 외에도
다른 횡령사건, 불완전판매, 저축은행 회장 밀항자금 지원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우리은행-파이시티 특정금전신탁상품 피해자모임]과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이학영·정호준 민주당 의원과 함께 
<우리은행> 특정금전신탁상품 불완전판매 실태를 조사해 
제재해달라는 취지로 
<금융감독원>에 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이달 초 개최했다.

신고서에 따르면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프로젝트, 
일명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
<우리은행>은
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사산신탁제3호 C2] 펀드
일반 고객 대상에게 판매했다.

그러나 
1,900억원 가량의 이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이라는 표현 대신
[이자] 또는 [금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불완전판매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예금상품이 아닌 [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이자]나 [금리]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함에도
판매 과정에서 
이 상품이 마치 예금처럼 안전한 것인 양 포장하기 위해 
그런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선 지난 9월에는
400억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계열사 직원
10여 년 만에 검거되기도 했다.

<우리신용카드> 자금부 대리로 근무하던 오 모 씨는
지난 2003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같은 회사과장이던 45살 박 모씨와 짜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검거됐다.

오 씨가 근무했던 <우리신용카드>는 
지난 2004년 3월 
당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우리은행>에 합병됐다.

경찰조사에서 오 씨는 
카드빚을 갚기 위해 범행했고, 
주식 투자 수익을 빚은 갚은 뒤 
회삿돈을 원상복구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카드빚 갚는 용도 외에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는 범행이 들통나자 
지난 2004년 4월 중국으로 도피해 지명수배된 뒤, 
12월에 몰래 귀국해 고시원 등을 전전해 오다가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됐다.

지난 해 12월에는
영업정지 직전 중국 밀항을 시도한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도피자금 인출 등과 관련해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금융 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영업정지 사흘 전인 작년 5월 3일
총 203억원을 
<우리은행> 서초사랑지점에서 인출한 후, 
경기도 화성시 궁평항에서 
밀항을 시도하다가 체포됐다.

문제는 
3억원 이상의 거액이 인출될 경우
은행 내규에 따라 
자체 상시감시 시스템으로 걸러내야 하는데, 
김 전 회장이 돈을 찾을 때는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

이처럼 최근 1년 간
[잊을 만 하면] 사고가 계속 터지면서
<우리은행>은 
내부 통제에 문제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