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협력 관계지만 [견제] 움직임 강해져자체 OS vs. 스마트폰 개발, 업계 “심상치 않아”

  • 삼성전자와 구글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그 동안 <삼성> 갤럭시와 <구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는
    세트처럼 붙어 다니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에는 서로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구글과 삼성이 서로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상대를 견제할만한 무기가 필요해진 것이다.

    20일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과 구글의 관계가 과거 긴밀한 협력 관계였다면,
    최근에는 서로 견제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 했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며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에 구글은 하드웨어 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삼성 타이젠으로 홀로서기

    스마트폰 초기에 구글과 삼성은
    애플의 벽을 허물기 위해 전략적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갤럭시S를 시작으로 갤럭시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구글의 안드로이드 입김도 세졌다.

    그 결과 안드로이드가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81.3%의 점유율을 확보해 독보적인 1위를 달리게 됐다.

    구글의 힘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삼성은 이를 견제할 만한 OS가 절실해졌다.

    삼성은 인텔 등과 손잡고,
    [타이젠]이라는 새로운 OS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노키아까지 타이젠 개발에 합류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항할
    타이젠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타이젠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넘어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적용된다.

    삼성은 타이젠을 얹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았고,
    내년에는 타이젠 스마트폰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에 종사하는 한 전문가는
    타이젠이 안드로이드 시장을 조금씩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타이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인텔이나 노키아 등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는
    개방형(오픈소스) 플랫폼이기 때문에
    개발속도가 상당히 빠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타이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
    안드로이드와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 구글도 자체 스마트폰에 사활

    삼섬이 구글을 대체할 OS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
    구글은 반대로 하드웨어 쪽에서 자체 경쟁력을 찾고 있다.

    최근 구글은 자회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통해
    10만원대인 보급형 스마트폰 모토 지(G)를 내놓았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에
    보급형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최신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삼성의 영역 침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협력 관계도 다른 기업으로 분산시키는 모습이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소셜 커뮤니티 등을 통해
    구글의 레퍼런스 태블릿 [넥서스10]
    2세대
    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됐다.

    넥서스10은 당초 삼성전자와 구글의 합작품으로 알려졌지만,
    공개된 사진에서는 LG전자의 로고가 찍혀있다.

    이를 두고 구글과 삼성의 협력관계가
    다소 틀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타이젠 개발에 나서자
    구글도 위협을 느끼고 하드웨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것을 보면,
    삼성을 견제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넥서스10] 2세대의 협력사를 LG로 택한 것이 사실이라면,
    삼성 타이젠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 것일 수 있다.

    구글 역시 삼성에 의존하기보다
    독자적인 스마트폰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왼쪽)이 지난달 31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방문을 마친 뒤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담당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