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대비 저렴한 에탄 풍부...원가 경쟁력 확보 절실어렵게 이끌어 낸 사업인데...김승연 회장 부재 리스크 [전전긍긍]
  • ▲ ▲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왼쪽)와 모헤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차관(오른쪽)이 19일 오후 장교동 한화빌딩 사옥에서 만나  이라크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추진을 위한 합작투자 사업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있다.
    ▲ ▲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왼쪽)와 모헤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차관(오른쪽)이 19일 오후 장교동 한화빌딩 사옥에서 만나 이라크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추진을 위한 합작투자 사업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이라크]에 진출한다.

    에탄가스, 셰일가스에 맞서
    저가 원료를 선점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키 위한 것이다.

    중동지역은
    에틸렌 생산능력 2,742만4,000t으로
    북미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화학 생산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라크는 저가원료가 풍부하지만 석화산업의 미성숙 지역이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동과 북미지역의 에탄가스 기반 저가제품의 등장으로
    나프타(원유)기반의 제품은 원가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실제 에탄가스 기반 제품은
    나프타 기반 제품에 비해 30~50%까지 저렴하다.

    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이라크 등 중동 중요국에서
    석유화학 부문 시설투자가 급증했다.

    2002년 이후 국제유가는
    연평균 18.1%(두바이유 기준)의 급등세를 보였으며,
    원유 수출에 국가경제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 주요국의 GDP 역시
    같은 기간 연평균 15.1%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2000년대 이후 유가 급등으로
    오일머니를 축적한
    [사우디], [UAE], [이란], [이라크] 등
    중동 주요국들은 산업다각화 전략을 추진하며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08년 이후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추진됐다.

    중동 지역은 에틸렌 생산에 있어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
    에탄, 프로판, 부탄 등 가스원료 비중이
    전체 87.9%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나프타 원료 비중은 11.6%에 그쳐
    유럽, 아시아 등 타 지역과 원료 구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중동 석화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으로
    천연가스 원료를 저렴하게 공급받음으로써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대규모 에틸렌 설비증설을 바탕으로
    PE(폴리에틸렌), EG(에틸렌글리콜) 등
    에틸렌 유도품 생산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오는 2017년까지
    에틸렌 생산능력 증가율은
    연평균 2.4%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프로필렌 3.4%,
    벤젠 5.3%,
    자일렌 6.1%,
    PX(파라자일렌) 22.2% 등으로
    높은 수준의 생산능력 증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한화케미칼 방한홍 대표는 최근
    장교동 한화빌딩 사옥에서
    모하메드 자인(Mohammed Zain)이라크 산업부 차관과 만나
    이라크 현지에 에탄과 천연가솔린을 활용한
    에틸렌 생산설비(크래킹 센터)와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 사업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합작투자 총 규모는 약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100만t 규모의 에탄·천연가솔린 분해시설과
    이를 기반으로
    PE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플랜트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저가의 원료가 있는 곳으로 직접 진출,
    에탄과 천연가솔린 기반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중동 및 북미산 제품들과 동등한 원가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인 것이다.


    현재 한화케미칼은 대림산업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연산 190만t의 에틸렌 분해 시설인 여천 NCC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산 80만t 규모의 폴리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사업 의향서(LOI)체결을 시작으로
    이라크 정부와 구체적인 사업성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김승연 회장이 추진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통해 쌓은
    이라크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보여준
    한화그룹의 역량과 헌신이
    이번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결국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
    대정부 협상력 등이 필요하는 지적이다.

    중동지역 문화 특성상 오너와의 확실한 계약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어렵게 이끌어 낸 이번 사업 추진이
    더디거나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이라크 정부쪽 인사를 만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LOI를 체결하는 데에만 1년 넘게 걸렸다."

       - 한화케미칼 관계자


    한편, 한화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 최초로
    중동에 진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사우디 석유화학회사 시프켐(Shipchem)과의 합작사인
    [IPC(International Polymers Co.)] 설립을 통해 진출한 상태며
    내년 1분기부터 연간 20만t 규모의 PE를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