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약가인하로 수익성 악화
일부업체 신약·해외사업 성과 기대


 
계속되는 정부의 강한 규제로 
제약업계의 내년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리베이트 규제, 
약가인하제도 등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차별화된 신약이나 개량 신약을 내놓거나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드린 몇몇 업체들만이
내년 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업체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려오던
대형 복제약 시장(제네릭)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특허 만료 예정인
오리지널 제품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 치료제로 [크레스토]와 
오츠카 제약의 정신분열증 치료제 
[아빌리파이] 정도가 대표적이다.

이마저도
제약사들의 기대를 걸기에는 
역부족이다.

크레스토는 
지난해 792억원어치 팔린 제품으로
국내업체들이 너도나도 눈독을 들여온데다 
이미 크레스토 제네릭의 발매 준비를 마친 업체가
수십군데 이상이다.

여기에 내년 3월 특허가 만료되는 
아빌리파이는 시장규모가 300억원대에 달하지만,
제네릭 제품이 정신과 약물에서 성공한 전례가 많지 않아
제약사들의 기대가 크지 않다.

여기에 
업계에 치명타를 입힌
[불법 리베이트]와 [약가인하]도
여전히 답답한 이슈로 머물러 있다.

우선
엄격한 리베이트 규제가
제약사들이 영업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올해는 
동아제약이 의사들에게 
48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건을 발단으로
일양약품, 대웅제약, 삼일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 
등이 사건에 포함됐다.

특히 
동아제약은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받는 
의사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에 전문의약품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쓰라림을 겪었다.

[약가인하]라는 먹구름도 
제약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복지부는 작년 4월부터
건강보험 의약품의 보험약가를 평균 14% 깎은데 이어
올해에도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목표로 약가인해 정책을 강화시켰다.

복지부는 지난 9월 
매출이 급증한 제품의 보험약가를 깎는
[사용령 약가 연동제]를 확대 개편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처방액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하고
절대금액이 50억원 이상 증가하면
약가를 최대 10% 깎기로 했다.

매출 규모가 큰 제품의 약가를 떨어뜨려 
재정절감 효과를 높인다는 취지다.

여기에
제약업계는
내년 2월 재시행되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로 비상이다.

의료기관이 의약품을 보험상한가보다 싸게 구매하면
차액 일부를 돌려주는 이 제도로 
의약품의 저가 공급과 이에 따른 약가인하로 
대형 제품을 많이 보유한 
제약사들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병원들이 인센티브를 타기 위해 
의약품을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려 한다며
이 제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지속되는 국내 규제로
중소 제약업체들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분위기도
한창이다.

미국 제네릭 회사 알보젠이
근화제약을 인수하는가 하면
제네릭 업체 테바는 한독과 함께
지난 10월 한독테바를 출범 시켰다.

신풍제약은
프랑스바이오업체 LFB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뒤 충북 오송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다.

파일약품은 바이오업체 크리스탈지노믹스에 인수됐고
바이넥스는 일본 제약사 니찌이꼬에 매각된 상황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3일 태평양 제약의 의약품 사업부문을 
한독에 넘겨줬다.
신약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당국의 규제가 강화돼
수익성이 악화되자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제약산업의 환경 변화로 글로벌 역량확보를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인수합병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형 M&A 뿐만 아니라 조인트벤처, 사업부별 합병과 같은
변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


한편 
일부 제약업체는 
신약이나 개량신약, 해외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예고돼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선
한미약품은
미국 머크를 통해 수출한 고혈압복합제 [아모자란]의 
수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데다,
미국 FDA 허가를 받은 
개량신약 [에소메졸]의 판매가 개시됐다.

에소메졸은 
미국 내 처방 1위 제품인 [넥시움정]의 
개량신약이다. 

넥시움은 
2012년 미국에서만
60억 달러의 매출(출처 IMS데이터)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넥시움 개발사인 AZ와 벌인 
2년여 간의 특허소송 끝에 
FDA 시판허가를 획득했으며, 

넥시움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되는
내년 5월까지 단독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제휴사에 기술수출한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테디졸리드]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허가를 엎두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이 제품이 해외에서 팔리는 매출의
6~7% 가량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녹십자는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와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의
미국 진출이 예약된 상태다.

LG생명과학, 일양약품, 종근당 등도 
자체개발한 신약과 개량신약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