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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하마평이 무성했던
포스코 차기 회장에 2000년 민영화 이후 최초로
비(非) 포스코 출신 인사가 기용될 지 주목되고 있다.
포스코 후보추천위가 15일 결정한 CEO 후보에
유일하게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외부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관료 출신인 오 사장은 옛 산업자원부 1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지난 해 11월 정준양 회장의 사의 표명 이후
후보군에 꾸준히 거론된 인물이다.
오 사장이 하마평에 올랐던 데는 그동안 업계에서
정치외풍을 벗어나 포스코가 재도약하기 위해서
외부인사를 통한 개혁이 절실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비포스코 출신 인사의 회장 내정설에 힘이 실리면서다.
정 회장 사퇴에는 정치권 압력설(說)이 배경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 회장은 작년 8월 청와대로부터 조기 사퇴 통보에,
9월 국세청의 전격 세무조사로 사실상 무릎을 꿇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에서는 내부 인사보다는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외부 인사 필요론이 확산됐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2010년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에 관한 조항에 대해
정관변경을 단행하면서 비포스코 출신의
회장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변경내용 중 포스코 외부 인사의 회장설과
연관 지어 눈여겨볼 사항은 정관의 제29조 2항이다.
2항은 사내이사 후보가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가 되는 경우
이사회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해당
후보1인을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는 그 후보가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경우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포스코 출신이 아니더라도 자격심사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그 즉시 대표이사 회장의
직함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포스코 인사는
"현시점에서 (주주총회를 통한)사외인사의
사내이사 선임은 이마에 내가 포스코 대표이사이다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격"이라며 "보통 이 같은 절차를 거치면
아주 특이한 사항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후 절차에서
거부권이 행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의견과 포스코 외부인사 회장 유력설이 맞물리면서
15일 포스코의 임시주주총회의 개최가 곧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비포스코 출신 회장 선출을 의미하는
미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때까지 비포스코 출신 내정자에
대한 절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끌기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