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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웃도어산업을 둘러싼 업체 간 마케팅전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뜨겁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화려한 광고마케팅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다. 특히 본격적인 대목(?)인 겨울시즌에 접어들면서 [다운파카]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화려한 마케팅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해야 현명한 구매인지 판단이 안 서기 때문이다. 본지는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다운]의 모든 것에 대해 집중취재 해 6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이번 시간에는 4번째 순서로 국내 10대 유명 아웃도어브랜드와 아크테릭스, 마모트, 발렌드레, 몽클레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에서 시판중인 주력 다운파카의 원단과 충전재 및 원산지, 충전량, 함량비율, 복원력(필파워), 가격 등을 비교해 봤다. 분석은 객관성을 갖기 위해 제조 및 유통업체가 제시한 자료와 아웃도어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2주에 걸쳐 진행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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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다운파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스다운과 덕다운 등의 [충전재가 얼마나 부풀어 오르는지]를 가늠하는
[복원력(필파워)]과 [충전량]이다.
복원력이 우수할수록 보온효과도 좋지만
충전량에 따라 보온성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충전재를 사용했다고 해도
바람이나 수분의 침투를 막아주지 못하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가 없다.
반대로 다운이 젖지 않도록 몸의 수분을 배출해 주는
투습 기능도 필요하다.
외부로부터의 물기는 차단하면서 습기를 배출하지 못하면
땀으로 다운파카가 젖기 때문에 보온성능은 떨어진다.
따라서 겉감과 안감의 원단 성능도 충전재만큼 중요하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국내외 다운파카제품들.◇ 그렇다면 주요 브랜드들이 내놓은 주력 제품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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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결과, 복원력과 충전량이 제일 우수한 제품은
850 필파워(솜털:깃털=93:3)의 헝가리산 구스다운에
충전량 700그램(기준:남성100사이즈/이하 공통)을 사용한
블랙야크 <B5XK9재킷>으로 파악됐다.
충전량 700그램은 보통의 헤비다운 2개를 합한 보온성을 갖고 있어
어떠한 추위에도 버틸 수 있다.
그다음으로 K2의 <코볼드>와
센터폴의 <알프스다운재킷>이
800 필파워(90:10)의 헝가리산 구스다운과
충전량 420그램을 사용해
구스다운의 품질과 충전량만 놓고 보면
블랙야크에 이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아웃도어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스페이스의 <프리즘다운재킷>과
상위 브랜드인 네파 <월터구스다운>,
아이더 <파스칼>,
라푸마 <헬리오스> 등의 헤비다운파카 등은
모두 800 필파워(90:10)의 헝가리산 구스다운을
350에서 360그램 정도 충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액 기준 국내 2위인 코오롱스포츠의 <헤스티아 다운재킷>은
유럽지역에서 최근에 상표화 된 800 필파워(90:10)의
유러피안구스다운 340그램을 사용했다.
컬럼비아스포츠의 <노써미다운재킷>은
헝가리안 구스다운을 450그램이나 사용했지만,
필파워는 730짜리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충전량은 높았으나 복원력이 낮았다.
필파워는 수치가 50씩 올라갈 때 마다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반면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씨가 기술고문으로 있는
밀레의 <아이아스다운재킷>은 국내 유명 10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구스다운이 아닌 630 필파워(90:10)의 프렌치 덕다운 360그램을 사용해
취재에 응한 제품 중에서는 다운의 품질이나 복원력 등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 충전재만큼 중요한 겉감은 어떨까?
충전량과 복원력에서 제일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블랙야크의 <B5XK9재킷>은
방수투습원단으로 유명한 고어텍스를 겉감으로 사용했다.
제원으로만 보면 제품의 보온력은 물론
방수, 투습 등 기능성면에서도 제일 우수한 제품이다.
그러나 정상가격이 1백29만원으로 매우 비싼 편이지만
사용된 원단과 충전재의 양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이 입기에 좋다.“<B5XK9재킷>은 겨울산행을 즐기는
아웃도어 마니아를 겨냥한 제품이다.
방수원단 중에서 제일 우수한 고어텍스를 사용해서
겨울철 어떠한 극한상황에서도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일부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가가 입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이라
세계 어느 제품과 경쟁해도 자신 있는 제품이다”
- 블랙야크 관계자
노스페이스 <프리즘다운재킷>은
자체 개발한 발수, 방풍, 투습원단인 하이벤트 원단을 사용했다.
미국 얼라이사에서 공급한 800필 파워의
헝가리 구스다운을 사용했음에도 가격을 40만 원대에 맞췄다.
겨울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일부 사이즈는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다.“생산량이 많은 만큼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게 내놓을 수 있다.
또 아웃도어를 즐기시는 분들이 도심에서건 산에서건
기능에 만족하며 활동 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둔 제품이다”
-노스페이스 관계자
코오롱스포츠의 <헤스티아다운재킷>과 K2 <코볼드>,
아이더 <파스칼>, 라푸마 <헬리오스>는
미국 고어사의 윈드스토퍼 원단을 사용해
방수, 투습원단만큼은 아니지만
바람을 차단하는 효과가 제일 우수한 겉감을 채택했다.
윈드스토퍼를 사용한 다운파카중에서는
코오롱스포츠의 <헤스티아다운재킷>이
49만5천원으로 제일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파 <월터구스다운>은 영국에서 개발,
일본에서 생산중인 퍼텍스 원단을 사용했다.
방풍성능은 윈드스토퍼 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원단 중에서 제일 가볍고 착용감이 우수해
고가의 침낭 원단으로 제일 많이 사용되는 겉감이다.
충전재의 무게가 똑같을 경우
퍼텍스 원단을 사용한 제품이 제일 가볍다.
컬럼비아스포츠 <노써미다운재킷>은
컬럼비아스포츠가 자체개발한
옴니히트와 옴니윈드블록 원단을 사용했다.
옴니히트는 체열을 반사해 보온성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으며
옴니윈드블록은 윈드스토퍼나 퍼텍스 원단처럼
방풍, 투습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옴니윈드블럭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컬럼비아뿐이다.
센터폴 <알프스헤비다운재킷>은
일본을 대표하는 기능성 원단 개발사인
도레이사의 더미작스 원단을 사용했다.
더미작스는 퍼텍스 원단처럼 경량을 추구하면서도
방수, 방풍, 투습의 기능을 갖고 있다.
더미작스 원단은 고어텍스나 퍼텍스처럼
계속 진화하는 원단중 하나다.
밀레의 <아이아스다운재킷> 역시
방수와 방풍, 투습성을 갖춘 세이버텍스 에어필을 겉감으로 사용했다.
밀레에 따르면 세이버텍스 에어필 원단은
따뜻한 공기를 외부의 차가운 바람에
쉽게 빼앗기지 않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그러나 세이버텍스 에어필 원단의 성능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10개 브랜드의 제품 중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은
노스페이스의 <프리즘다운재킷>
코오롱스포츠의 <헤스티아 다운재킷>
네파의<월터구스다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마모트의 <그린랜드배플재킷> 제품이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능과 비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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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 본격 진출한
아크테릭스, 마모트, 발렌드레, 몽클레르 등의
유명세에 대해서 반대를 할 사람은 많지 않다.
다운재킷을 만들지 않던 아크테릭스가
최초로 출시한 <세륨LT후디> 다운재킷.
<세륨LT후디>는 M사이즈 기준으로 850필 파워의
유러피안 구스다운 중에서도 최고품질인
폴란드와 헝가리산 구스다운 275그램을 사용한 중간형이다.
겉감은 아크테릭스의 자체 발수, 방풍원단인 에어티카(AIRETICA)를 사용했다.
가격은 57만원으로 <캐나다구스> 등과 비교하면
브랜드 명성에 비해 저렴한 편.
마모트 <그린랜드배플재킷>은 800 필파워(90:10)의
헝가리산 구스다운 300그램(M사이즈 기준>을 사용했다.
겉감과 속감사이에서 다운을 균일하게 가둬 넣을 수 있는
기둥방식의 베플시스템으로 특수 가공한 덕에 보온성능을 극대화 했다.
<그린랜드배플재킷>은 캐나다의 북극권에서 테스트를 통과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이 집약된 재킷으로
겉감은 퍼텍스 원단을 사용해 매우 가볍고 보온성능이 뛰어나다.
정가는 58만5천원으로 국내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하면 역시 저렴한 편이다.
발렌드레 <물랑루즈>는 850 필파워(93:7)의
폴란드산 구스다운 252그램(M사이즈 기준)을 사용했으며
원단은 아사이카이시사의 립스타 원단 중에서도
방풍기능이 뛰어나고 가장 부드러운 원단을 사용했다.
가격은 1백19만원으로 고가의 국내 유명 브랜드의 다운재킷과
엇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일가가 입으면서
국내에 유명세를 몰고 온 몽클레르는
취재 결과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닌
패션 브랜드란 입장을 확인해 왔다.
특히 몽클레르 측은 충전량과 필파워 등은
영업기밀사항이라서 프랑스 본사에서
공개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몽클레르는 다운재킷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최적의 다운함량을 산출하는 것은 몽클레르만의 노하우이며,
충전량과 필파워 등은 영업기밀이라
본사에서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또 몽클레르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닌 럭셔리 패션 브랜이다”
- 몽클레르 관계자
이외 일본 1위의 아웃도어 브랜드이면서 다운제품으로 유명한
일본 몽벨 측은 [플라즈마 1000다운재킷(Plasma 1000 Down jacket)]을
주력제품으로 내놓았다.
1,000필파워의 아시아와 유럽산 구스다운을 번갈아 사용한다.
충전량은 135그램에 불과해 경량다운으로 분류된다.
겉감은 7-데니어 립스톱 페브릭(7-denier ripstop fabric)을 사용해서
퍼텍스 퀀텀+ 원단처럼 털 빠짐이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가격은 42만원이다.
이처럼 국내 유명 브랜드와 해외 유명브랜드의
다운재킷 가격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비교됐다.
오히려 일부 국내 브랜드의 제품은
해외 브랜드에 비해 마케팅 비용과 관세 등의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자가 거래하는 가격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는 특정 브랜드가 아닌
제품의 소재와 가격을 비교해 보고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