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목표..외형은 진격” …북미 증산 현안 시급
-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르노·닛산이 작년 판매량을
공식 발표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는 작년 세계 4위 가능성을
열고 질주했지만, 결국 5위에 머무르며 2013 시즌을 마무리했다.
르노·닛산(773만대)과의 판매차이는 17만여대.
현대.기아차는 2012년에도 불과 1만대 차이로 르노닛산을
따라 붙으며,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9% 벽을 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작년 3분기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의 파업으로 인해
물량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글로벌 산업수요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르노닛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 현대·기아자동차는 과연 글로벌 4위 업체로 뛰어 오를 수 있을까.
▲ 올해 전략은 ‘수성(守成)’...포드에도 추격빌미
정몽구 회장은 올해 786만대의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보다 불과 3.9%(30만대) 늘어난 수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의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
성장률보다도 밑돈다. 내수 침체와 엔저 복병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보수적 판매 전략으로 해석된다.
올해 르노·닛산을 따라잡고 포드와의 순위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공격적인 스탠스에서 한발짝
물러난 양상에 업계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정면 돌파로 난국을 타개해온 정몽구 회장의 승부수와도 온도차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ㆍ기아차의 경영진이 일단
원화강세와 엔화약세, 신차 부재에 따른 판매 정체와 함께
최근 불거진 품질 문제에 대한 내부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年産 800만대 체제...4위 가능성 열어놔
현대ㆍ기아차의 내부 움직임보다는 외형 흐름에 주목하면
또 다른 전략이 읽혀진다. [진격]이란 깃발이 등뒤에 꽂혀있다.
현재 국내외 공장 대부분이 이미 풀 가동되고 있는 만큼,
해외 공장 증설과 증산 등을 통해 연산 800만대
생산체제라는 목표에 다가서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북미 시장을 제외한 중국과 유럽시장에서
올해 약 전체적으로 85만대의 생산 확대계획이 잡혀 있다.
현대차 중국 베이징 3공장 라인증설로 15만대가 늘어나고,
기아차도 30만대 규모 중국 3공장을 상반기 완공한다.
여기에 체코공장(10만대), 터키공장(10만대), 브라질 공장(6만대),
슬로바키아(10만대) 등이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를통해 대내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신형 쏘나타 출시에 따른
신차효과와 국내 생산차질 우려 감소 등으로 올해 807만대의 판매까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아브토바즈 판매량을 제외한
르노·닛산의 생산능력을 앞지른 규모다.
▲ 북미시장 증산 전략 함께 가야...
현대.기아차 4위라는 숙제에 고민은 북미시장이다.
지난해 판매량이 0.4%가 줄었다. 경쟁업체인 토요타 혼다 등
6개사가 10%의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비과장, 품질 추락 등이 원인지만,
근본적으로 심각한 물량 부족이 타격이었다.
실제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은 생산능력 이상으로
풀가동 되는 상태라 추가적인 증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작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터키공장을 제외하고 가동률이
모두 100%를 넘었다. 특히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113.2%, 기아차 조지아공장도 93.5% 수준으로
2012년부터 심각한 공급난에 시달려 왔다.
이같은 상황이지만 정몽구 회장의 내실 경영
기조에 따라 2010년 이후 공장 증설을 동결해왔다.
결과적으로 최근 10년 동안 역대 최대 신장세를 기록한
현대·기아차는 북미 시장의 증설 시기를 놓치면서
경쟁업체에 점유율을 뺏기고 말았다.
반면 혼다차 미국 법인은 올해 안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전량을 북미에서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토요타도 현재 북미
현지생산 비율 70%를 올 연말까지 75%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핵심시장인 북미에서 성장세가 둔화된 현대·기아차로서는
[현지의 생산비중 끌어 올리기]가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