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3자 물류 등 일부 사업만 맡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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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52) 한진해운 회장이 자금난에 빠진 한진해운 경영권과 지분을 시숙(媤叔)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에 넘기기로 했다. 대신 최 회장은 3자 물류(3PL·3rd Party Logistics) 등 한진해운의 일부 사업만 떼어내 맡기로 했다.6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신설 법인과 기존 법인으로 분할한 뒤 지분 교환 방식으로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진해운홀딩스를 분할해 신설 법인을 세우고 이 회사를 조 회장이 인수하고 기존 법인을 최 회장이 갖는 방식이다.신설법인에는 한진해운 지분과 상표권 등 자산이 이전되고, 기존 법인에는 제3자물류(3PL)과 정보기술 회사인 싸이버로지텍과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이 남게 된다.한진해운의 지주회사는 한진해운홀딩스(지분율 36.45%)로 최 회장과 두 딸, 양현재단 등이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은 46%이다. 대한항공 ㈜한진 등 조 회장 쪽은 27%를 보유하고 있다.한진그룹의 주력사 대한항공은 상반기 중 4천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유상증자(제3자 배정 방식)에 참여해 한진해운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남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별세한 후 한진해운 경영을 맡으며 계열분리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해운업 장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지난해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받은 이후 최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놓는다는 것은 시장에서 예견된 일이었다.대한항공은 작년 10월과 12월, 총 2,5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하면서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이어 연말 인사에선 조양호 회장의 핵심 측근인 석태수 대표가 한진해운 사장으로 임명, 한진해운은 사실상 조양호 회장에게 다시 돌아온 거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팽배했다.한편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출 10조3천317억원에 2천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