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다국적 제약사 신약 판권] vs 녹십자, [혈액제제, 백신 해외수출 집중]

[(주)녹십자 전남 화순 공장 ⓒ연합뉴스 제공]

국내 제약사 매출 1위 석권을 노리는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매출 1조원 달성을 앞두고 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고공행진 중으로 동종업계의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9436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증가한 수치를 기록함에 따라 녹십자 매출의 8882억원 보다 554억원 높은 수치로 국내 1등 제약사로 발돋움 했다.

녹십자 역시 10% 가량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지속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 양사 간 1위 쟁탈전은 올해부터 본격 시작된 형국이다. 특히 매출 1조원을 앞둔 각 사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은 관련 업계의 벤치마킹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올해 매출 목표를 1조 400억으로 설정한 유한양행의 경쟁력은 다국적제약사와의 제휴로 확보한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증언이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과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트윈스타’, ‘트라젠타’ 등의 품목들을 블록버스터로 성장시켰다. 길리어드,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굵직한 신약의 국내 판권을 가져온 것. 

주력 분야였던 복제약(제네릭)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시장성 있는 신약 배출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판단 때문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의약품 조사 업체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는 82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당뇨치료제 ‘트라젠타’, ‘트라젠타듀오’가 625억원,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가 430억원을 달성하며 들여온 신약 제품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약 도입 뿐만 아니라 원료의약품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의 원료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지난해 수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이에 따라 올해 수출액도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888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도 6% 늘어난 788억원을 기록했으며, 해외수출분야의 성장에 특히 집중한 것으로 밝혀졌다. 

면역글로불린제제와 독감백신 등의 해외수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하며 지난해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것. 

녹십자 측은 올해도 해외수출 부문의 성장세를 이어 수출 2억 달러를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녹십자가 가장 내세우는 경쟁력은 독감백신으로 지난해 세계보건기구 산하기관이 실시한 독감백신 입찰에서 3550만달러 규모를 수주함으로써, 전년 2400만달러보다 50% 가량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녹십자는 지난해 말 세계보건기구의 산하기관 범미보건기구의 2014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1,700만달러 규모의 수두백신 입찰 전량을 수주해 눈길을 끌었다.

녹십자의 수두백신은 지난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자체 개발에 성공한 뒤, 남미와 아시아 등에 수출되고 있다. 

녹십자 이민택 SIB본부장은 “국제기구 입찰을 통한 수두백신 수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 입찰을 통해 수주한 수두백신 수출 규모는 2008년 수주 규모의 10배가 넘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두백신은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상태이기 때문에 중남미 EPI (Expanded Programme on Immunization, 국가확대예방접종계획)의 확대로 내년에는 수주가 2배 이상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수출 실적을 지난해보다 100% 상승한 2억달러로 설정함에 따라 수출 목표만 달성되면 [매출 1조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