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격 현대제철 '선가격 후출하' 총대 매 동국제강 "시기의 문제", 현대제철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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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와 건설사간의 '철근價 줄다리기'가 반년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제강사 맏형 격인 
현대제철'이 "더 이상 못 참는다" 발언, 타 제강사들에 몰고 올 여파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12일부터 건설사와의 철근거래에 있어 '선가격 후출하'시스템을 가동한다. 당초 제강사와 건설사 사이에는 '선출하 후정산'이라는 기이한 거래관행이 존재했다. 항상 물량을 선 공급해오던 제강사들은 매 분기 정산 시마다 건설사들과 철근의 '적정가'를 두고 씨름해왔다. 

매번 '극적 타결'이 이뤄지긴 했으나, 지난 9월 이후 5개월간의 공급분에 대한 대금회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물품대금 지급 보류, 세금계산서 수취 거부, 발주 중단 등 비정상적 거래행태를 보이며 철근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이 다른 제강사들을 대표해 먼저 칼을 뽑아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리먼 사태 이후 건설사들의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며 당장 공사는 진행해야하는데 자금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2010년 말경 '선출하 후정산'이라는 시스템이 도입됐다"며 "최근에는 제조 원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는 등 철강 업계 역시 경영부담이 심각하게 가중된 상태다. '선출하 후정산'이라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양 업계 갈등의 근본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강사의 또 다른 주요고객인 조선사들의 거래방식은 이와 다른 양상이다. 조선사들은 통상 제품 가격을 제강사와 미리 협상해 주문, 제강사는 그 수요에 맞게끔 생산해 예정된 가격을 정산 받게된다.      

현대제철 측은 지난 9월 이후 물량과 관련해 일부 잔금만 회수된 상태인 만큼, 지난 12월 물량분부터 '선가격 후출하'시스템을 소급적용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에 이어 작은형 격인 동국제강 역시 "시기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당장 현대제철과 같이 '선가격 후출하'시스템을 도입할지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현대제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유는 대한제강, YK스틸, 한국철강 등 타 제강사들은 현대제철의 '선가격 후출하'시스템 성공여부에 따라 움직임을 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측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의 철근 적정가는 t당 73만원, 12월부터 올 3월까지는 t당 74만원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