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식 사업다각화 급급 '상생' 역행도"블라인드 펀드라고 투자상황 모를 순 없어"국민연금˙정책공사 감사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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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의 중국진출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P(Liquidity Provider. 유동성공급자)로 참여한 국민연금기금 등 공기업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커피빈의 중국사업권이 국내 한 중소기업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인수한 만큼, 박현주식 사업다각화에 급급한 나머지 상생을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권 및 국민연금기금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 '커피빈' 브랜드를 앞세워 본격적인 아시아권 커피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이 반 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IB업계에서는 '중국사업권 분쟁'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고, 미래에셋은 "전혀 무관하다"며 억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커피빈은 중국사업권 이양을 놓고 현 사업권자인 중소기업 'TNPI'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양 측은 합의에 난항을 겪으며 소송을 고려 중이다.
게다가 미래에셋은 주주로 나서기 전부터, CJ와 이랜드 등 국내 굴지의 기업을 중국 내 커피 사업 파트너로 공공연히 언급하는 등 사실상 중국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 'TNPI'를 압박해 왔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은 "본사의 사업이 잘되면 배당을 받는 단순 주주일 뿐"이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업계 주장과 달리 단순투자가 목적이었다면, 이번엔 '운용사로써의 자질'이 문제다. 만약 투자목적에 반할 시, LP로 참여한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등 공공기업이 이번 투자에 대한 감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게 정부 고위 관계자 전언이다.
◆커피빈 논란에 이어 타이틀리스트도 어려웠다고?
지난해 9월 미래에셋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어드벤트 및 대만계 CDIB캐피탈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커피빈 미국본사 지분 75%(약 4000억원)를 인수했으며,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가 LP로 참여한 펀드에서 700억원을 투자해 컨소시엄 2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방식은 대상을 정하지 않은 채 자금을 먼저 모은 후 투자처를 찾는 '블라인드 펀드'. 미래에셋과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측은 '블리인드 펀드'를 이유로 수익률 공개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행상 블라인드 펀드라도 통보 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불문률이라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 미래에셋은 커피빈 투자에 앞서 수 차례 중국사업권에 대한 자문을 구해왔던 것으로 전해지는 등 중국 사업권자인 TNPI와 본사 간의 불화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결국 법적분쟁 소지가 있는 충분한 기업에 공·사 모두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게다가 사업권을 둘러싼 법적분쟁이 통상 2~4년 정도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모펀드(PE)특성상 투자금 회수를 해야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음을 알고도 박현주식 사업다각화에 급급한 나머지 사업을 강행한 셈이다.
딜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진척없는 6개월, 기약없는 시일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운용사로써 공기업 자금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곳에 투자했다는 것과 중소기업의 사업권을 빼앗아가는 데 이용되는 것으로 비춰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타이틀리스트도 지난해 사업부진으로 배당금이 없었다고 업계에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라면 커피빈과 함께 미래(에셋)측이 사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아니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