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캡티브마켓 안정화 명목으로 '일감몰아달라'요청 끊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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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L&C가 건재사업 부문 분사(Spin off)를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내부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건재사업 부분 분사 후 '逆일감몰아주기'와 '고용승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재계관계자들에 따르면 한화 L&C가 분사 이후 건재사업 부문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통힌 자금조달로 자동차, 태양광 등 소재사업 부문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화 L&C의 분사로 인해 내부적 갈등이 높아지면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로 그간 건재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을 소재사업 육성 부분에 투자하면서 발생한 불합리가 그룹내 '逆일감몰아주기'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화 L&C 관계자는 "그간 소재사업 부문 육성을 위해 건재사업 부문의 이익을 끌어다 쓴 것은 사실"이라며 "분사 이후 각 사업 부분의 긍정적인 발전을 꾀하고 특히 소재부문의 자체 생존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의문은 그간 소재사업부문 육성을 위해 건재사업 부문에서 조달했던 자금을 대체할 지속적이고 뚜렷한 대책이 현재 있느냐는 것이다.
한화 L&C는 분사 후 부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소재사업의 특성상 중장기적 투자와 마켓쉐어를 위한 캡티브 마켓 확보에도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재계관계자들은 "결국 한화 L&C는 캡티브 마켓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일감을 몰아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자동차 부문보다 그룹내 수직계열화된 태양광 분야의 'EVA SHEET'과 같은 제품군이 대상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두번째로 건재사업 부문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문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 L&C의 한 근로자는 "회사에서는 분사를 통해 소재와 건재사업 부분에 대한 자체 생존능력을 높인다고 하지만 결국 건설부분의 IPO를 통해 얻은 자금으로 또다시 소재부문을 육성할 것이 자명하고 이는 그간 건설부문의 희생을 강요해 온 것과 다를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회사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지만 특히 건재사업 부문에 속한 종사자들은 분사 소식 이후 매일매일 고용승계에 대한 불안감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 L&C 이승환 홍보팀장은 "100% 고용승계가 원칙"이라고 강조했으나 "캡티브마켓 안정화 일환으로 일감을 몰아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고 대답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