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소형 원형전지 아무도 안쓰는데..."협력사 파나소닉도 투자 결정 못내려"
  • ▲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S' ⓒ테슬라
    ▲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S' ⓒ테슬라

    미국 전기자동차(EV) 업체인 테슬라모터스가 50억 달러(한화 약 5조2705억원)를 투자해 세계 최대의 배터리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Gigafactory)' 건립을 추진중인 가운데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용 소형 원형 배터리 제품에 대한 업계의 관심 섞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 이외의 다른 전기차 업체가 채택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를 통해 테슬라가 원형 18650 배터리 생산을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EV업체 중 유일하게 원통형 18650 배터리(지름 18mm, 길이 65mm)를 자사 주력 전기차인 '모델S'의 배터리로 사용하고 있다. 18650 배터리는 대부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IT 기기에 쓰이는 배터리로 다른 전기차 업체들이 플랫 배터리(박형 배터리, 폴리머 전지, 리튬이온전지 등)를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테슬라는 이 원통형 소형 연료전지 6000여개 이상을 직렬과 병렬로 복잡하게 연결해 바닥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전기자동차를 생산 중이다.


    물론 18650 배터리 가격이 플랫 배터리(폴리머 전지, 리튬이온배터리 등)에 비해 저렴하다는 강점은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18650 배터리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미국 포트 로더데일에서 열린 국제 배터리 세미나에서 배터리 전문가들은 "대형 배터리는 안전성과 내구성이 높아 결과적으로는 (원통형 배터리보다)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즉,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전기차 업체들이 테슬라와 같은 원형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LG화학의 미국연구법인 LG CPI의 프라하카 파틸 법인장은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점차 하락세를 띄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전기차 업체들은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배터리 수요는 고객의 특정 제품에 따라 좌우되는만큼 향후 안정적 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확실한 공급처를 확보하지 않는한 대량 생산되는 소형 배터리의 고객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태블릿, 스마트폰, 슬림형 노트북에 들어가는 18650 배터리도 플랫 배터리로 대체되는 추세다. 거기다 한국, 중국, 일본의 대다수 기업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 수요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테슬라가 18650 배터리를 생산하게 될 경우 공급처는 테슬라 전기차와 함께 미국 2위 태양광 기업인 솔라시티가 2번째 잠재 고객으로 꼽히고 있다. 솔라시티는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가 창업한 태양광 업체다.

    JB 스트로벨 테슬라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지난해 말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플랫 배터리의 어드밴티지가 확실하다고 판단된다면 원형 배터리 대신 플래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플랫 배터리 생산으로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고 단가를 상당히 낮춘다고 하더라도 다른 전기차 회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사 차량에 장착되는 플랫 배터리를 원통형 배터리로 전환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테슬라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기가팩토리' 건립을 추진중이며 이때까지 테슬라 전기차 생산 규모를 연간 50만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한정적인데다 현재 공급망 또한 충분한 상태인 탓에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립은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파나소닉 또한 기가팩토리 건설 투자 참여를 제안받았으나 투자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