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판단해 탈출" 관제지시
30분후… 선장, 승객 버렸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이 승객들에 대한 구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배가 60도 이상 기울자 먼저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렴치한 승무원들의 행적은 당시 세월호 항해사와 진도VTS 관제사가 31분간 교신한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0일 검경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이 지난 오전 9시6분부터 진도VTS와 추가 교신했다.

이후 오전 9시 37분까지 11차례 교신을 하다 돌연 9시 37분 이후 교신이 끊겼다. 교신이 안된 것은 배가 침몰 위기에 놓이자 승무원들이 조타실을 벗어나 탈선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개된 교신 내용에는 세월호에 긴구 구호조처를 취하고 선장판단아래 승객들을 탈출시키라는 진도VTS의 관제지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

9시 7분과 10분, 진도VTS 측이 "지금 침몰 중이냐”고 묻자 세월호는 "그렇다. 해경 빨리 좀 부탁드린다. 배가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9시 14분에는 승객들이 탈출 가능 여부에 대해 묻자 세월호는 “배가 많이 기울어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고 23분에는 진도 VTS가 방송으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토록 하라고 지시하자 세월호는 방송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진도VTS에서는 최대한 나가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입도록 조치를 요구했고 이어 25분에는 선장 판단으로 승객들을 탈출 시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해경이 출동했느냐" "탈출하면 구조할 수 있냐"는 말만 반복해 물었으며 정작 승객들의 대피나 탈출에 대한 구채적인 응답은 하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당시 진도VTS와 교신한 사람은 세월호의 선장이 아니라 선임급 항해사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당시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때 승무원들에게 탈선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관장 박모(54)씨는 수사본부에서 “선장이 위험하니 탈선을 하라는 말을 듣고 기관실을 벗어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진도VTS는 교신 초기부터 세월호에 “우리가 연락을 받았는데 배가 넘어가는 것이 맞냐”고 물었고 “맞다”는 답신을 받았다. 이후 10차례 정도 주변 화물선과 교신하며 “세월호가 지금 침몰 중이니 가능한 구명조끼와 구명벌을 바다로 투하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승무원들이 구조지시를 받은 후 실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본부는 교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진도VTS의 구난 조처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그동안 세월호와 진도 VTS의 관제 기록과 교신내용 공개를 늦춰 해역 관제의 실수를 숨기기 위해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세월호의 사고 지역은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쪽 20km 지역으로 선박이 관제센터 범위 내 진입하면 레이더로 선박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포착된다. 현재 진도 VTS에 세월호의 운행 속도와 항로가 실시간으로 기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