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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하나캐피탈 부당지원과 관련한 하나은행장의 제재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고 밝힌 김종준 행장에게 당국이 사퇴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오후 4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하나캐피탈과 관련해 지난 17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 회의 내용을 공시했다. 통상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이후 시차를 두고 공개되는데 반해 이번에는 일주일도 안 돼 제재 내용을 공개했다.
금융계에서는 금감원이 제재내용 공시를 앞당긴 것은 김 행장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일 김 행장이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당국의 반응이라는 의견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끝까지 자신은 떳떳하다고 주장하는 김종준 행장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금융 시장에 오해가 없도록 제재 내용을 조기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떳떳하다면 제재심의위나 행정 소송을 통해 소명하면 될 일이지 언론 등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당국의 김종준 행장 퇴진 압박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22일 "나에 대한 징계는 어차피 처음부터 (금감원)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나뒀다"면서 "행장까지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선 불만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금감원이 그렇게 한가한 조직인가, 지금껏 이런 예를 본 적이 없다"며 금감원이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참여를 두고 반복적으로 검사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금감원은 17일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김 행장에 대해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1년에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해 59억5000만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문책경고'를 내렸다.
투자 검토를 지시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회장은 주의적 경고를 내렸으며 하나캐피탈은 기관경고와 과태료 500만원, 하나금융지주는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