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등 10대 식품업체 작년 실적악화…"분위기 좋지 않다" 우려'해외직구' 활성화에 유통업계도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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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에 '봄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들에게서 우려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식품업체들이 줄줄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애도 분위기속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고, 내수시장 '해외 직구' 시장의 포문이 열리며 유통업계 역시 주름살이 늘 것으로 보인다.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식품업체들 대부분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식품업체의 지난해 총 매출은 전년대비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7% 감소했다.특히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455억 원으로 43.9%나 감소했다. CJ제일제당 전체 영업이익의 약 40%를 창출했던 라이신사업이 지난해 중국 경쟁업체들의 물량공세로 공급과잉을 빚으면서 판매가격이 떨어진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두 번째로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한 곳은 롯데제과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915억원으로 전년대비 20.7%나 줄어든 것이다.소비침체는 물론이고 마트규제 등으로 판매촉진비를 늘리며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이어 농심이 4.4%, 하이트진로가 3.7%, 오뚜기가 3.3%, KT&G가 2.2%, 오리온이 1.9% 감소했다.이에 식품업계는 야심차게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지난해부터 업계는 가격 인상을 밀어붙여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려 했으나 여론의 역풍을 맞아 늦춰졌고 대형마트의 영업 일수 제한은 제품 판매량을 올리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게 했다. 게다가 일부 기업은 밀어내기 파문 등으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제약이 따르기도 했다.하지만 무엇보다 식품업체들의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소비 심리 위축이다. 식품업체는 성격상 내수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다보니 얼어붙은 경기는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이에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실적도 좋지 않고 분위기도 좋지 않다"면서 "매출액은 늘었지만 이익은 감소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 각 사마다 내부적으로 내년에는 한층 더 힘겨운 환경에서 경쟁을 해야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착한 가격' 해외직구에 쏠리는 눈…내수 '주름살'국내보다 저렴한 가격과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욕구에 '해외 직구'에 빠져든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는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며 시대적 흐름은 막을 방법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온라인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24.3%가 '해외 인터넷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해 온라인쇼핑족 4명 중 1명은 해외직구를 이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국내 백화점 등은 울상을 지은 지 오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2년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0.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정기세일이 있던 1월(-8.2%), 4월(-1.9%), 7월(-2.1%), 10월(-2.2%)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가뜩이나 내수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 직접구매가 내수시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고 업계에는 해외직구 가열로 내수시장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하고 있다.박근혜정부는 해외 직구 열풍의 심각성을 인식, 내수활성화를 전면에 앞세우며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황이다.해외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역직구를 활성화할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내수시장을 살릴 방안으로 떠올랐고, 국산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에 이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지 않는 한 기존 유통채널들에게는 시련이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