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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의 여파가 손해보험협회장 인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김규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의 선임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의 모두 발언에서 "관피아나 공직 철밥통이란 부끄러운 용어를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시키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해피아'(해양수산부 출신) 등의 낙하산 인사가 도마 위에 오른 탓이다. 정부는 퇴직 공무원이 조합이나 협회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검토중이다.
손보협회장은 지난해 8월 문재우 전 회장이 퇴임한 이후 9개월째 공석이다. 현재는 장상용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김교식 전 차관을 차기 회장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지만 '관치금융'이 금융권 이슈로 떠오르면서 최종 선임을 보류했다. 이후 김 전 차관을 대신할 인물을 찾지 못했고 손보업계가 협회장의 빠른 인선을 요구해 4월 중 선임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는 협회장 인선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모피아 논란이 잠잠해지면서 김 전 차관의 협회장 선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으나 '해피아'가 논란이 됐기 때문에 다른 후보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
김 전 차관을 대신할 인물을 구하는 것은 이전에도 실패한 만큼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김 전 차관의 선임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다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인사를 단행할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사태가 완전히 수습된 이후 협회장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협회장이 없어 가장 속이 타는 곳은 손보업계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낼 시점에 수장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관피아' 출신을 특별히 기피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협회장이 주로 대관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관료 출신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론을 무시하고 관료 출신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이제는 업계나 학계 출신 협회장을 모시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