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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장의 공석이 6개월이 넘도록 신임 회장 선출이 '오리무중'이다.
5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기관 인사에 '모피아' 출신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선출이 늦어지는 양상이다. 문재우 전 회장이 퇴임 이후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손보협회장은 이사사인 롯데손보,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서울보증, 농협손보 가운데 5개사와 교수 2명으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에서 복수의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를 열어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출한다. 과정만 보면 정부의 개입 여지가 적어 보인다.
하지만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업무 공조를 위해 주로 관료 출신들이 맡아왔다. 서로 '윈윈'이기 때문이다. 문 전 회장도 재경부 출신이었으며, 생명보험협회 김규복 회장도 재경부 출신이다.
그동안 손보협회장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인물은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다. 김 전 차관은 행정고시 23회로 재정경제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만 보험업과 큰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 '모피아',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전반에서는 '모피아'를 배제하고 내부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자,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손보협회장에 '모피아'로 지적받은 인사가 유력 후보였던 만큼, 사실상 협회장 인선 자체를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
또 모피아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 결국 민간 출신이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손보업계 회장 인선이 늦춰지면서 가장 답답한 곳은 협회다.
특수고용직보호법(특고법), 산재법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자동차 보험료 인상 등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낼 시점에 수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손보협회 결산 총회에서도 손보사 사장들은 협회장 공석 장기화 사태에 대한 성토가 잇따랐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인 만큼 중심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다"면서 "차기 회장을 지명하는 등 금융당국의 명확한 입장이 나타나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협회장 공석이 6개월을 넘어서면서 손보사들은 벙어리 냉가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