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지주사 긍정적...정공법 승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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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집단과 관련해 삼성의 구조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공정위는 통상적으로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삼성에 대한 모니터링 사실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회장의 공백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지켜본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도 관심을 두고 있다. 정례적으로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으로 알면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공정당국은 7월부터 시행되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앞두고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그 어느때 보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삼성은 그동안의 사업 개편을 사업 시너지 강화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이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확고히 하면서 향후 3세 경영의 계열분리 작업까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세 자녀가 보유 지분 매각으로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3세 경영’ 체제를 다져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 계열 분리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공정위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지난 8일 삼성SDS가 연내에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계기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SDS의 주식은 이재용·부진·서현 3남매가 각각 19.0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SDS가 상장된 이후 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들은 2조원이 훌쩍 넘는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이렇게 마련된 현금은 나중에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받으면서 수천억원대의 증여세, 상속세 등을 납부하거나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사들여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실탄’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층에 있는 에버랜드는 지난해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인수하면서 급식사업과 건물관리업을 분리 매각했고 삼성SDI는 패션이 빠진 제일모직을 오는 7월말까지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최근들어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카드 등 계열사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금융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등 건설이나 화학부문도 지분인수나 합병을 통해 정리되는 모양새다.

     

    공정위 관계자는 "복잡한 지분이 차츰 정리되면서 금융과 전자, 건설, 중화학, 패션 등 사업부문별로 점차 수직계열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라며 "장기적으로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그 아래 각 계열사를 위치시키면 이 부회장 중심으로 삼남매가 그룹을 장악하는 새 구도가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개편이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삼성그룹의 복잡한 지분구조가 단순화되는 것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한 사업확장이나 신주인수권부 사채(BW) 헐값 발행,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편법이 동원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이 정공법으로 후계구도를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