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성 요인 제거하면 평년수준'역마진' 탈출전략 모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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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내 대형 생보사들의 실적이 전 분기와 비교해 향상됐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여전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 국내 대형 생보사들의 실적이 전 분기와 비교해 향상됐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여전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중인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1분기 순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회성 요인을 제거하고 나면 평년보다 양호한 실적이 아니라는 평가다.

    14일 국내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1분기(1~3월) 40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0% 증가한 것이다.

    같은 날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51.3%나 증가한 9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치만 보면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투자 다변화 및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생보사들은 여전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실적히 향상됐다기 보다는 '평년수준'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변액보증준비금 산출기준 강화 등 제도변경으로 인해 준비금을 쌓는 데 비용이 발생했다. 올해는 이러한 요인이 없었기 때문에 순익이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효과도 컸다. 삼성생명은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지난해 약 800억원보다 700억원 늘어난 15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생보업계 역마진 비상

    생보업계는 저금리 장기화로 역마진 구조에 빠져들었다.

    지난해 말 국내 생보사의 보험료 적립금 평균 부담금리는 5.2%인 반면 운용자산 이익률은 4.5%에 불과했다. 0.7% 포인트의 역마진을 기록했다.

    보험료 적립금이란 보험 계약자에게 향후 지급해야할 보험금과 환급금 등을 위해 보험사들이 쌓아두는 책임준비금을 말한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평균 부담금리가 5.31%, 운용자산이익률이 5.6%로 1.11%p의 역마진이 발생했다. 한화생명은 평균 부담금리 5.57%, 운용자산이익률 5%로 0.57%p의 역마진을 기록했으며 교보생명은 평균 부담이율이 5.4%, 운용자산이익률 4.9%으로 0.5%p의 역마진이 났다.

    대형 생보사들이 역마진에 시달리는 것은 지난 2000년대 이전 판매했던 연 6.5% 이상의 고금리 확정상품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적립금 중 고정금리로 돌아가는 비중은 각각 48.5%, 57.1%다.

    생보사들은 2000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는 확정이율상품을, 이후에는 변동이율상품을 주로 판매했다.

    ◇ "다양한 전략으로 역마진 극복"

    생보사들이 역마진에서 쉽게 탈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보사의 고금리 금리확정형 비중이 줄고는 있지만 만기 도래를 가정한 준비금이 여전히 지급예정금에 비해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라며 "현 금리가 유지된다면 모르겠지만 하락세가 나타날 경우 수년 내 심각한 역마진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송인찬 연구원은 "올 하반기 생보사들은 45bp 만큼의 운용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연금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2014년 생보사 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생보사들은 역마진을 극복하기 위해 신상품 판매와 부동산 등 투자처 확대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사들은 투자영업이 아닌 보험영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보장성 상품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장성 상품의 수익성이 저축성 상품의 수익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저축성 상품 판매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보장성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실제로 보장성 상품은 생보사들의 올해 실적에 어느정도 기여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의 판매 호조가 1분기 순익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