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표준 기술 HTML5 기반 "확장성·호환성 뛰어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아우르는 독자 노선 차지'



삼성전자가 '타이젠(운영체계)'을 통해 구글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구글과 공동 개발 노선을 밟으려는 LG전자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IT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갤럭시 기어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이어 지난달 후속작인 갤럭시 기어2와 스마트밴드로 불리는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기어 핏을 내놓은 바 있다.

'아이워치(가명)'를 개발 중이라는 미국의 애플보다 빠른 속도로 갤럭시 기어를 출시함으로써 해당 시장의 1인자로 나선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의 스마트 워치의 첫 작품 갤럭시 기어는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그러나 갤럭시 기어2에는 자체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적용시켰다. 여기에 기어 핏 역시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RTOS)로 구동된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전략은 이 회사가 그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과 친밀한 관계를 통해 막대한 성공을 거둔 것과는 예상 밖의 노선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으나, 스마트폰을 구동시키는 운영체계(OS)를 지배하는 건 구글(안드로이드)과 애플(ios)이었다.

거대 OS의 과점폐해에 대한 우려로 안드로이드와 ios에 맞설 새로운 OS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 가장 유력한 OS 후보가 타이젠으로 꼽힌 바 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을 주축으로 전세계 통신사 및 단말기 제조사 12곳이 의기투합해 만든 새 운영체계다.

NTT도코모 등 유력 이동통신사가 타이젠연합을 탈퇴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스프린트와 소프트뱅크가 가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삼성전자로서는 안드로이드 체계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독자 노선을 가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타이젠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다.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 코드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해 놓았다. 누구나 그 코드를 검토해 오류를 찾아내 바로잡을 수 있다. 또 특정인이나 기업이 독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코드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

타이젠은 웹표준 기술인 HTML5 기반이어서 안드로이드에 비해 확장성과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게 큰 장점이다. 때문에 다양한 기기와 연동이 필요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하다. HTML5는 웹사이트와 웹 애플리케이선에 주로 쓰이는 개발 언어로 기존 개발사의 시장 진입이 용이하다.

특히 타이젠 OS는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낮은 하드웨어 사양을 갖춘 스마트폰에서도 잘 구동돼 러시아나 인도 등 신흥시장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알려져왔다.

최근 USA투데이는 “타이젠을 신형 갤럭기 기어에 적용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타이젠을 스마트폰이 아닌 갤럭시기어에 먼저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영향력 아래 있던 삼성전자가 성장하는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OS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러시아와 인도에서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수주 안에 타이젠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공개 시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6월 초 열리는 타이젠 개발자 대회 전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은 러시아 외에 인도 시장에서도 타이젠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갤럭시기어 등 웨어러블 기기로 먼저 상용화한 우회전략을 선보였다"면서 "아마 러시아에서 타이젠 스마트폰이 출시된다면 이 플랫폼이 TV, 가전 등 다양한 스마트 생태계로 확산되는 전화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LG전자는 구글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스마트워치 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만들고 있는 'G워치'는 구글과 공동 개발 중인 제품으로 정식 공개는 내달 25일 예정된 구글 개발자 회의(I/O)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G워치는 구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로 구동되며 알림 등 주요 기능이 ‘구글 나우’로 구현될 전망이다. 내부 소프트웨어와 일부 성능 기준은 모두 구글에게 맡기고 LG전자는 제조, 판매에 충실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