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와 동부그룹이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가격을 놓고 본격 줄다리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2일 철강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의 인수와 관련해 내부 실사 결과 사업타당성이 높다고 판단, 패키지 인수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이르면 내주 실사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산업은행 측에 인수의사 및 희망가격을 전달할 예정이다.
동부인천스틸은 컬러강판을 중심으로 냉연강판, 아연도강판까지 생산할 수 있는 만큼 포스코가 인수 시 냉연 일관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동부인천스틸의 컬러 강판 시장점유율은 23%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포스코에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단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인천공장의 시설이 노후화됐다는 점과 컬러 강판 시장이 포화됐다는 점을 들어 매입 가격을 최대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발전소 건설에 최대 난관이라 할 수 있는 주민 설득을 마친상태라 연내 발전소 착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포스코의 구미를 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포스코와 동부그룹은 동부패키지의 적정가를 놓고 첨예한 입장차를 나타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생각하는 동부패키지의 적정 인수가는 9000억원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동부인천스틸에 6500억원, 동부발전당진에 2500억원의 매입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포스코가 원하는 가격에 동부패키지를 인수할 경우 실질 부담금은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당초 산업은행은 포스코에 동부패키지 인수를 제안하며, 포스코는 인수 가격의 20~30%만 부담하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3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일성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거듭 강조하자 인수에 대한 포스코의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동부그룹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기 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이 같은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그룹은 업계에 알려진 포스코의 희망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동부그룹이 생각하는 동부패키지의 적정 매각가는 1억5000만원이다. 동부 측은 "동부인천스틸만 하더라도 연간 1조원의 매출에 700~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있다"며 "발전당진 역시 연내 발전소 착공이 가능한 알짜 사업장"이라 설명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인수 여부와 관련해 어떤 방향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지 않으며 실사 결과를 검토하면서 결정할 것"이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