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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바빠졌다. 6.4지방선거가 이후 지자체장이 바뀐 지역의 금고지기가 변동될 수 있는 여력이 생겨서다.
지자체 금고지기 자리를 따내면 해당 지자체의 예산 관리부터 소속 공무원과 관련 기관의 금융거래를 차지할 수 있다.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는 셈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17개 광역지자체의 금고 은행은 농협은행 10곳, 우리·신한·하나은행과 부산·대구·광주·경남은행이 1곳씩 차지했다.
서울은 우리은행, 인천 신한은행, 대전 하나은행, 부산 부산은행, 대구 대구은행, 광주 광주은행, 울산 경남은행이 시금고를 맡고 있다.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도금고와 세종시는 농협이 잡고 있다.
이 중 지자체장이 교체된 지역은 금고지기가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자체장이 바뀌면 다시 안면을 터야하고 기존 협력사업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백지상태에서 다시 뛰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로 광역 지자체장이 바뀐 지역은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세종·경기·전북·전남·제주 등 11곳이다.
여기에 예산 규모가 큰 광역지자체는 대부분 주 금고 외에 부 금고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쟁탈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실제로 2012년 부산시 부금고를 국민은행에 뺏긴 농협은행은 내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를 되찾기 위해 벼르고 있다.
이 밖에도 227개 시·군·구 금고지기 자리 역시 치열한 격적이 예상된다. 광역 지자체보다 규모는 작지만 안정적 수입원이란 점에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십년 간 공공기관의 금고 사업을 수행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전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금고 방어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4조원의 예산을 지닌 서울시금고는 박원순 시장의 연임으로 우리은행의 수성이 유력하다.
우리은행은 서울시 금고를 올해까지 100년째 맡아왔으나 최근 입찰에서 국민·신한·하나은행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권기형 우리은행 부행장은 "프리젠테이션에 이순우 행장이 예고없이 찾아올 만큼 심형르 기울였다"며 "실패하면 부행장을 그만둘 각오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