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유고에 WSJ "삼성 위기 가속"DX 부문, 모바일 제외 리더십 공백 길어져등기이사 포기한 이 회장 차기 리더 선임 촉각
-
삼성전자가 사업 위기 상황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의 유고까지 겹치면서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DS)사업 위기에 가려져 있었지만 가전, TV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리더십 공백은 이미 오래된 일이고 이재용 회장이 차기 리더 선임의 결단을 내리고 힘을 실어줘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반도체 사업 위기 속에서 갑작스럽게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유고 상황을 맞으면서 리더십 재정비 필요성까지 더해졌다.한 부회장의 별세 소식을 두고는 외신들도 삼성 직면한 상황이 상당히 '비우호적'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정도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미국시간) 한 대표이사 부회장의 비보를 전하면서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 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WSJ은 삼성이 A(인공지능)I 칩 경쟁에서 뒤쳐진 상황이고 미국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 비판적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표이사 유고라는 예상 밖의 상황을 맞으면서 "위기가 악화됐다"는 언급까지 나왔다.전자업계에서도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외에도 DX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이 컸다는 점에서 디바이스 사업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한 부회장이 삼성 TV 사업을 글로벌 1등으로 만든 주역이고 한 부회장이 경험한 1등 DNA를 DX부문 임직원들에게 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평이다.한 부회장은 대표이사와 DX부문장을 겸임한 것 뿐만 아니라 지난 2022년부터 생활가전(DA)사업부장까지 3가지 역할을 모두 맡고 있었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매해 봄 열리는 가전 신제품 및 사업 전략 행사도 미뤄졌다. 한 부회장은 이 행사에서 여느 때처럼 기조연설을 맡아 행사의 포문을 열 예정이었다.지난해 연말 인사로 한 부회장이 DA사업부장을 새로운 인물에게 넘겨줄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올해도 겸직 체제를 이어가던 상태였다. 지난 2022년 10월 이재승 전 사장이 DA사업부장 자리를 사의한 이후 새로운 리더 선임 없이 한 부회장이 가전사업을 이끌어왔던터라 특히 DA사업부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가전 시장이 이후 수요 둔화와 AI 경쟁 등으로 더 치열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장을 잃은 삼성 가전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차기 인선에 대한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활가전 사업부에선 사장급 인사가 없고 문종승 생활가전 개발팀장을 포함한 12명의 부사장급만 두고 있다. 당장은 외부 수혈보다는 부사장급 중에서 차기 생활가전 사업부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한 부회장의 전문 분야였던 TV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용석우 사장이 사업부장으로 2년차를 맞은만큼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글로벌 TV 시장도 중국의 강력한 공세로 녹록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삼성 TV는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점유율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게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TV의 글로벌 점유율은 28.3%로 전년도인 2023년 30.1% 대비 2%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반도체 사업에 이어 모바일을 제외한 DX사업 전반이 리더십 공백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재용 회장이 후선 인사에 힘을 실어 다시 강력한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 회장도 이어지는 사법리스크로 이번에도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못해 우려를 샀는데, 최고경영진과 차기 리더 라인업을 더 두텁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까지 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