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각 세워온 경영진 한자리… 갈등 실마리 풀리나
  • ▲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국민은행 이사진이 17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 NewDaily DB
    ▲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국민은행 이사진이 17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 NewDaily DB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국민은행 이사진이 17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6일 "은행 이사회가 17일 오전 모처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 등 사내이사와 김중웅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 6명이 모일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갈등 봉합에 실패한 이후 보름 남짓 만에 다시 마련된 자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사회가 아닌 간담회 형식의 자리로 정식 안건을 논의하는 성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의결이 이뤄지는 공식 이사회는 아니더라도 이날 만남에서는 전산 교체 과정과 관련한 감독 당국의 특별검사를 비롯해 사태 해결방안과 관련한 이사진의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 및 정 감사 측과 사외이사 측간의 갈등의 골이 워낙 깊어 해결방안을 쉽게 모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30일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벌였으나 사외이사들은 이 행장이 안건으로 상정한 주 전산시스템 교체계획 원점 재검토 방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또 정 감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도 채택하지 않았다.

이사회 직후 은행 측은 금융감독원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산시스템 교체사업의 진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는 결과만을 밝힌 상태다.

한편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 전산교체 결정과정에 관여한 임직원을 대거 징계대상에 포함함에 따라 이사들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전산시스템 변경 계획 과정에 연루된 김재열 KB금융 CIO(전산담당 전무)와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에 업무집행정지 통보를 하고, IT 관련 부서 직원 상당수에게도 징계를 통보했다.

금감원이 전산 교체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라면 사외이사들로서도 정 감사 측의 주장을 계속 거부할 수만은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이 재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현행 IBM 메인프레임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주 전산기 교체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후 정 감사는 전산교체 관련 보고서의 작성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고 특별감사를 벌였으나, 감사결과 보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갈등이 불거졌다.

이 행장은 지난달 19일 이사회의 보고 거부 사실과 특별감사보고서 내용을 중요경영사항으로 감독당국에 알렸고, 금감원은 특별검사 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 행장 등 관련 임직원에게 징계 통보를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