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오너 일가 지분가치 3조4471억원→2조7000억원
구속된 신헌 전 대표, 신 회장 父子 지근거리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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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신동빈호(號)'의 계속되는 난항에 그룹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 들어 리베이트와 탈세, 정보유출 등 각종 사고에 휘말려 온 롯데그룹은 상반기 마지막을 신헌 롯데쇼핑 전 대표의 구속 소식으로 마무리 짓게 됐다. 


    지난 16일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신 전 대표는 신격호 롯데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물로 잘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2008~2012년 롯데홈쇼핑 방송본부장 이 모씨 등과 공모해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6억5100여만원을 빼돌렸다. 이 가운데 신 전 대표가 챙긴 금액은 2억2500여만원 가량이다.

     

    이 밖에도 방송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납품업체들이 회사 간부들에게 건넨 뒷돈을 상납받거나 업체로부터 직접 금품을 받는 등 1억여원의 배임수재 혐의도 있다.

     

    오너 일가 최측근의 횡령 스캔들에 롯데쇼핑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한지 불과 7거래일도 채 되지 않아 다시금 하락기조로 돌아섰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메를린치·SG·씨티그룹 증권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한 매도 물량 출회를 보이며 전일대비 1% 하락한 29만7000원대를 기록했다.


    ◇ 정보유출사태 시작, 본격적인 악화일로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핵심에 위치한 롯데쇼핑의 악재가 계속되면서 주가는 올 초 대비 지난 16일 종가 기준 약 22% 가까이 내려갔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거액의 추징금 부과로 본격적인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1월 92.5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롯데카드의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 파장을 일으키며 물의를 빚었다.

     

    2월 들어서는 일감몰아주기와 세금탈루 혐의가 포착돼 6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았고 신격호 회장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가 잇단 사고를 일으키며 안전불감증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 후 최측근인 신 전 대표의 뇌물수수 혐의와 횡령혐의가 발각돼 롯데그룹은 최대 스캔들에 휘말리게 됐다.

  • ▲ 국내 백화점 주요 3사 기존점 성장률 추이ⓒ각 사, 신한금융투자
    ▲ 국내 백화점 주요 3사 기존점 성장률 추이ⓒ각 사, 신한금융투자


    ◇쇼핑 지분 보유한 신격호 일가, 반년 새 7500억원 날려

     

    저점을 낮추며 하락하는 롯데쇼핑 주가 행보에 오너일가 지분가치도 크게 떨어뜨렸다.


    롯데쇼핑 지분은 신격호 회장이 지분 0.93%를 보유 중인 가운데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각각 13.45%,13.46% 소유하고 있다.

     

    맏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도 0.74%를 쥐고 있다.
     

    올 초 기준, 총 3조4471억원에 육박했던 이들 일가의 지분가치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조7000억원까지 하락했다. 약 7500억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그럼에도 증권전문가들은 여전히 롯데쇼핑의 추세 전환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PER(주가수익비율)가 현재 11배 수준이다"며 "과거 10배 수준 매수시 수익률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태홍 동양증권 연구원은 "소비 침체와 정부의 영업규제가 롯데쇼핑의 다각화된 사업부문에 다양하게 영향을 끼쳐 부정적인 영업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