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UHD TV 등 주력"
'폰 주춤' 삼성 하반기 전략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실적 개선을 위한 경영 전략 수립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우려의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 의존다. 이와 관련 대부분증시 전문가들은 IT·모바일(IM) 부문 이익 급감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의 하락을 가져올 확률이 크다고 일제히 전하고 있다.

실제 금융계는 연초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돼 최근에는 8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오는 25일~27일 경기도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해 상반기에 거둔 성과를 분석하고 하반기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전략협의회는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2분기(6조4600억원) 이후 2년 만에 8조원을 밑돌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주요 수익원인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TV 등 가전과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에 집중할만한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은 최근 불거지는 실적 악화 논란의 근원지다. 그동안 실적에 효자역할을 해왔으나, 스마트폰의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제고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는 것이다.

하지만 IM부문에 잠재력이 큰 시장이 다수 존재한 만큼, 중국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던 이진중 부사장을 본사로 불러들여 중국 관련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게 하고, 중국인인 왕통 부사장을 후임으로 임명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태블릿 PC 시장에서도 전 세계를 제패하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슈퍼 아몰레드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 탭S'가 다음달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되는 만큼, 올해 판매 목표치 8000만대를 달성, 애플을 바짝 추격하는 동시에 시장 1위 등극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반기 중 갤럭시 노트4와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시장주도권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보급형 UHD(초고해상도) TV를 기반으로 한 중국시장 공략도 노린다. 전 세계 UHD TV 고객 10명 중 8명이 중국 고객인 만큼,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시켜 UHD TV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국 고객 확보에 적극적인 이유는 전 세계 UHD TV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오른 반면, 중국 UHD TV 시장에서는 아직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지 못한 까닭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전 세계 UHD TV 시장에서 21.6%(매출액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 처음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점유율은 5.2%에 불과해 분발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15년 생활가전 1위 도약 여부도 올 하반기 성과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명가(名家) 이미지 구축을 위해 최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셰프 컬렉션'을 출범시켰다. 하반기 중 미국과 유럽에 다수의 매장을 확보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DS(부품)부문의 시장 발전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기존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공장이 가동되면서 제품 수급 상황도 업그레이드 된 형국이다.

시안 공장의 3차원(3D) V낸드는 기존 SSD(솔리스 스테이트 드라이브)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로 자성물질을 이용한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비해 안정성이 높고 정보처리 속도가 빠르다.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었으나, 최근 가격이 하락하면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을 공유키로 하고 하반기부터 이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AP를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부문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번 전략협의회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방안들이 논의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