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 中 사이 낀 한국, 이젠 한계 부딪혀
"글로벌시장 선도할 신기술 절실…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 ▲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머니 뮤지엄에서 시민이 각국 화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머니 뮤지엄에서 시민이 각국 화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출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해온 한국경제가 한계에 도달했다. 그동안의 모방·추격형 성장 및 대량생산 하드웨어 역량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발국들이 저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 한국의 주력산업은 세계공급과잉 수준에 달했고 수익악화와 신규투자의 위축을 부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한국은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선도기술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신샌드위치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매킨지는 지난해
'2차 한국보고서-()성장 공식'에서 "지금 한국경제는 뜨거워지는 물속에 개구리 같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안일한 대응은 경제후퇴와 국력약화를 부를 것이다.



◇한국, 중국과 격차 좁혀지고 미국과는 격차 벌어져


한국의 주력산업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거세게 격차를 좁히고 있는 반면 신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

지난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KEIT)에서는 28대 산업기술 R&D분야의 592개 세부기술을 대상으로, 재미한인공학인과 산관 전문가 5,034명이 설문을 통해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 한국의 현 산업기술 수준을 진단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 보유국인 미국을
100%로 했을 때 평균 기술수준은 일본이 94.9%. 유럽 94.8%, 한국 83.9%, 중국 71.4%로 집계됐다.

28
대 기술 가운데 미국은 바이오의료기기로봇이동통신 등 18개 기술 분야에서, 일본은 재료소재 등 6개 분야에서, 유럽은 자동차조선 등 4개 분야에서 최고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단 한 분야에서도 최고 기술수준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가 기술수준이 가장 낮은 바이오와 소프트웨어
(SW) 분야는 미국과 기술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대비 한국의 바이오 기술수준은 201075%에서 201174%, 201371%로 하락했다. 미국 대비 한국의 SW 기술수준은 201081%에서 201375%로 떨어졌다.

그러나 반도체
, 디스플레이, IT융합 등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추격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KEIT
"우리 주력산업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격차를 좁혀오고 있고, 신산업 분야에서는 미국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몇 년 전부터 경고됐던 `넛크래커' 위기가 더욱 확연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 ▲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머니 뮤지엄에서 시민이 각국 화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머니 뮤지엄에서 시민이 각국 화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생산설비, 건설투자 등 대규모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성장통을 겪는 과정에서 세계성장엔진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선진국 제조업 신성장동력으로 유턴기업지원제도도입


    선진국의 제조업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 명품 도약의 기반을 다지며 성장을 꾀하고 있다
    .

    미국의 제조업이 부활했다
    . '북미지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제조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는 전망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크무로 연구원은 "앞으로 5년에서 10년 간 미국의 셰일가스 호황은 화학제품, 자동차 등 어떤 형태의 부피가 큰 에너지 집약적 제품이든 제조업에 한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투자를 확대하며 전방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피터슨국제연구소에 의하면 미국은 2020년까지 2.1%의 추가성장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3D프린터혁명으로 인해 제조역량이 더욱 강화된 모습이다. 시장수요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창의적 제품 개발에 힘쓰는 등 2019년까지 관련시장은 연평균 9%성장될 전망이다.

    미국은 특히 제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 미국은 법인세를 35%에서 28%까지 인하했고, 제조업에 대해서는 28%보다 3%더 인하된 25%의 세를 부가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뒤늦게 '유턴기업지원제도'를 도입했지만 지난 2년간 1000여곳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성과를 보였다.

    미국의 제조업에 대한 적극적인 밀어주기로
    200912.4%에 그쳤던 GDP대비 제조업비중이 201213.3%로 확대됐고, 제조업 고용자수 역시 20101150만명에서 20131200만명으로 증가했다.

    일본 역시 제조업에 대한 지원정책 강화에 나섰다
    . 40%에 달했던 법인세를 201238%까지 낮췄고 2015년에는 35.6%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장입지 규제완화와 벤처투자 법인세 감면으로 제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샤프
    , 소니, 파나소닉 등은 해외공장을 축소하고 본국공장을 확충하고 있어 일본 제조업 체감지수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있다. OECD 주요국 잠재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최근 성장률이 세계평균 수준을 회복한 한편, 2018년에 미국을, 2031년에는 유럽·일본을 하회할 전망이다.


  • ▲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머니 뮤지엄에서 시민이 각국 화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출중심의 고속성장 발목 붙잡힌 한국 낙수효과 약화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요인으로는 수출중심의 성장이 내수의 낙수효과를 약화시키며
    , 가계부채부담의 누적이 소비와 투자의 위축을 불렀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수출
    , 제조업,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이뤄나갔다. GDP대비 수출비중은 200038.6%에서 201256.5%로 성장했으며, 제조업의 GDP대비 비중은 200022.4%에서 201228.5%로 증가했다. 전체 기업매출액 중 대기업 비중은 201265%에 달하는 수치다.

    이렇다보니 국내 생산이 늘어나는 한편
    , 취업자 수 증가율은 생산 증가율의 절반에 그치면서 취업유발계수가 감소하고 있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지만, 내수에 낙수효과를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방증하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1~2012년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우리나라 경제구조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출(생산)13.9% 증가할 때, 취업자 수는 7.3% 증가에 그쳤다.

    2012
    년에는 전반적으로 수출이 성장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기반인 투자와 소비의 기여비중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수출은 전년대비
    4.4% 증가해 최종수요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35.5%, 201137.8%에 이어 201238.3%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전체 부가가치 중에서 수출로 인해 창출된 부가가치의 비중은 201030.3%, 201131.5%, 201232.0%로 증가하는 추세다. 수출에 의한 취업유발인원이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4.4%, 25.3%, 25.9%로 늘어나고 있다.

    투자는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건설투자가 전년대비
    2.1%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0.1%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최종수요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21.0%, 201120.5%, 201219.5%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투자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액 비중도 같은 기간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소비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으나 소비의 부가가치유발액 비중은 49.1%2010(49.9%), 2011(49.3%)보다 줄었다. 취업유발인원 비중도 201055.3%, 201154.7%, 201254.4%로 감소했다.


    이렇다보니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역시 하락하는 것이다
    . 소비·투자의 위축은 가계부채부담의 누적을 부르고 실제로 가계부채규모는 2008723.5조원에서 2012962.8조원으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연상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확고한 비교우위가 없고 현재의 비교우위도 약화 추세라고 경고한다.

    일본이 첨단소재나 정밀장비 분야에서 여전히 절대적인 비교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한편
    , 중국의 조립완성품 분야 경쟁력 강화는 한국의 중국 내수시장 및 해외 시장 점유율 하락과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 등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국가간의 분업구조 변화에 대비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대응방안으로 한국은 제조기지로서 역할이 퇴색되고 있는 일본을 대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동북아 분업구조를 활용한 부품·소재·장비 제품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 정부는 올초 '내수 활성화'를 앞세워 보건·의료, 관광, 교육,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고용을 창출하고 내수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제는 혁신이라는 시대코드를 읽어 신기술, 신시장에 맞는 신가치의 창출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