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포인트·월정 직책급·특정업무경비 등 보수기준 명확화 촉구

건강보험당국이 실제 소득보다 적게 건강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공무원에게 특혜를 주는 정부의 조치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에 공무원이 보수 이외에 사실상 급여의 성격으로 별도로 받는 복지 포인트(맞춤형 복지비)와 월정 직책급(직책수당), 특정업무경비(특수활동비) 등이 건강보험법상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수'에 포함되는지 묻는 공식 질의서를 다시 보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이미 지난 2010년에 같은 내용을 질의했으나 정부가 4년이 넘은 지금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의 복지 포인트와 월정 직책급 등은 공무원의 또다른 소득임에도 불구하고 건보료 부과대상에는 들어 있지 않다. 이는 일반 직장인이 받는 비슷한 성격의 수당에는 건보료를 매기는 것과 대비돼 형평성 논란과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법제처가 2011년 2월 복지 포인트 등에 대해 예산지침상 복지후생비이자 물건비 등으로 특정용도가 정해져 있는 실비변상적 '경비'일 뿐, 근로제공 대가로 받은 보수로 볼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려 건보료 산정대상에서 빠졌다.

이 해석으로 공무원들은 한 사람당 월 2만~3만원의 건보료를 덜 부담하게 됐고, 이렇게 공무원들이 적게 낸 건보료는 2011년 기준 연간 8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공무원 건보료 특혜 관행은 안행부의 공무원 보수 규정, 기재부의 예산 지침을 고쳐야 바로잡을 수 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출범 37주년을 맞아 지난 25일 마련한 국민편익을 위한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공무원의 복지 포인트와 월정 직책급, 특정업무경비를 보수범위에 집어넣는 등 보수기준을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춤형 복지비(복지 포인트)는 일반직·교육직·지방직 등 모든 공무원에게 복리후생 증진 명목으로 주는 것으로, 근무연수와 부양가족 등에 따라 포인트를 주고연금매장이나 병원, 여행·숙박·레저시설, 영화·연극, 학원, 헬스장 등에서 비용을 치르고 영수증을 제출하면 현금으로 계산해주는 방식이다.

공무원들은 2011년 기준 한 사람당 연간 평균 80만원 정도의 복지 포인트를 받았으며, 2013년 복지 포인트로 책정된 예산은 1조512억원에 달했다. 전체 복지 포인트 규모는 2011년 9천341억원, 2012년 1조55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사적 유용 의혹으로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특정업무경비는 정부 각 기관의 수사·감사·방호·치안 등의 특정한 업무를 맡은 공무원에게 주는 것으로, 2013년 청와대 경호실, 국가정보원, 국세청, 경찰청, 법원 등 55개 정부부처와 기관에 배정된 특정업무경비 예산은 총 6천524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