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수강 공급과잉 따른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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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최근 LNG터미널의 지분 일부와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의 매각을 추진한데 이어 포스코특수강까지 매각에 나서며 구조조정에 한층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번 매각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14일 포스코특수강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상호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서명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양 그룹은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의 M&A를 추진하고, 국내 특수강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또 특수강 산업 내 중소철강사와 동반성장활동을 강화하여 업계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업계 구조조정과정에서 고용불안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당초 포스코특수강은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와 함께 유력한 기업공개(IPO) 대상 기업으로 꼽히는 등 알짜 계열사로 평가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매각과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포스코 측은 "양 그룹이 특수강분야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키로 한 것은 만성적인 공급과잉과 수입재의 증가로 업계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이 아직까지는 양호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지만, 미래 기업가치를 더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나가기 위해서는 세아그룹쪽으로 업종전문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포스코는 세아그룹이 특수강 부문에서 국내 1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임직원 처우 개선이나 고객 상생경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 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업계 구조조정과정에서 고용불안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포스코와 세아가 손을 잡게된 또 다른 이유로는 특수강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한 심산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에 선재 40만t·봉강 60만t 등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오는 2016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포항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산 5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까지 합하면 총 150만t의 물량을 쏟아낼 수 있게 된다. 또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부특수강을 눈독들이며, 차량생산공정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특수강 공정은 쇳물을 봉강과 선재로 만드는 1차 공정과 봉강과 선재를 공급처에 맞춰 가공하는 2차 공정으로 나뉜다.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은 1차 공정 업체고, 동부특수강과 세아특수강의 경우 2차 공정업체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1차 공정인 특수강 공장 설립을 완료하고, 2차 공정 업체인 동부특수강까지 인수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와 세아 입장에서 입게될 직·간접적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자동차부문에 납품하는 제품은 통상 생산량의 30%인데, 그 중 현대기아차로 향하는 물량의 비율은 70~80%에 달한다. 따라서 현대제철의 특수강 사업이 본격화 될 시 세아 측의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편 세아그룹은 이번에 세아베스틸과 포스코특수강이 M&A될 경우 기존 연산 300만t의 탄소합금강 생산능력에다 100만t의 스테인리스·특수강을 합쳐 총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기업을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