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신세계百, 가을 MD 개편 '해외 브랜드' 천지수입브랜드 입점 늘고 토종브랜드 줄어 '씁쓸'
일부선 "내수시장 악화·고가 지향에만 치중" 비난도
일부선 "내수시장 악화·고가 지향에만 치중"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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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화점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의 가을 MD개편을 살펴보니 '해외브랜드 늘리기 경쟁' 이라는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불황 여파로 비교적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고가의 해외브랜드를 들여와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 일수도 있지만, 일부선 "토종 브랜드는 키우기 보단 손쉬은 해외유명 제품 판권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 "내수 시장의 악화는 물론 유통업체들이 수입군의 경쟁 우위 확보에서 '고가 지향'에만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들이 이번 추동시즌엔 편집숍 확대를 비롯해 해외 브랜드들의 입점을 늘리고 확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달 점포의 '리뉴얼'과 '차별화'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가을 개편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변화에 업계는 패션 분야의 경우 수입 정장과 해외 브랜드를 한 데 모은 편집숍의 확대에 집중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본점 남성층 리뉴얼에 상품본부 남성팀과 수입명품팀을 강화하며 수입정장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또 이달 중 해외 직구 브랜드를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 '비트윈'도 오픈하는 등 해외 브랜드의 편집숍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봄 대대적인 MD 개편을 단행했던 신세계는 본점 6층과 7층을 남성전문관으로 리뉴얼하고 수입브랜드를 보강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수입브랜드 위주로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주요 백화점업계가 올 초부터 수입 브랜드의 신사복을 확대하겠다고 나서며 실제 해외 정장군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임을 보였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현대백화점도 올가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고가의 해외 브랜드 편집숍을 확대하는 등 맥락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패션 시장의 흐름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백화점업계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가 해외 브랜드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수입 브랜드들의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최근에는 내수시장의 악화를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의 침체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신규 출시가 확연히 줄고 있는데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현재 이랜드를 주축으로 몇몇 국내 대형 SPA브랜드들만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방어하고 있을 뿐 대부분은 수입 브랜드들의 공략에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패션 시장의 흐름이 수입군 유치에만 치우쳐 '가격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상품구성에 명확한 차별화를 둔다면 수입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유통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오픈형 공간의 매장 개편을 진행한 갤러리아명품관도 올가을 한층 더 강화된 MD를 선보이겠다고 1일 밝혔다. 갤러리아 측은 "명품관 특성에 맞게 하이엔드 분야를 아울러 오직 갤러리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는 데에 주력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