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강화된 기준에 부심…정부·업계 큰 틀 협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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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한 새 연비 기준(24.3㎞/ℓ)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가 행정예고한 '2020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기준 24.3㎞/ℓ'은 미국의 '2025년까지 평균연비 23.0km/ℓ'보다 강도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활을 건 연비 생존 경쟁이 발등의 불이 됐다.
현대차의 경우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고연비 차종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 실행될 연비기준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다. 연비가 좋다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ℓ당 16.0㎞ 수준이고, 경차 '모닝'과 '레이'도 연비가 각각 ℓ당 15.2㎞와 13.5㎞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가솔린 세단 그랜저 2.4는 ℓ당 11.3㎞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기아차 등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부적으로 달성 가능성에 대한 검토 작업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업계 의견을 좀더 조율해 정부와 큰 틀을 협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보다 강화될 연비 기준에 만족시키기 위해서 하이브리드 차종 수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최강연비로 꼽히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의 국내 공인 연비가 21.0㎞/ℓ인 점을 고려하면 새 기준을 하이브리드카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일단 다양한 친환경 기술에 집중한 하이브리드 차량 업그레이드에 주력하는 한편, 미래차인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전략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연비가 강화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보다 유연성 있는 수단과 혜택을 강구해 새 제도 수용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냐"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