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팀 막후 김용환 부사장 관심…"유럽 넘는 랜드마크 조성"
  • "10조 플러스 알파?"

    한국전력부지 입찰 직전인 17일 양재동 현대차 사옥 기획실 태스크포스팀(TF)은 긴장감이 팽배했다. 현대차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의견까지 흘러나왔지만, 인수 금액 10조5500억원이 최종 카드로 제시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용산 역세권 개발 때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써냈던 8조원 보다 더 많은 액수에 인수전 실무 핵심인 정진행 전략기획 담당 사장도 신중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TF 실무 라인의 최정점에서 김용환 부회장이 막후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보철강, 현대건설 인수전때도 빛을 발한 정 회장의 승부사 기질은 18일 최종 낙찰을 알리며 자동차사(史)까지 새로 쓰는 순간을 맞게 됐다.

    정몽구 회장은 이번 한전부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현대가(家) 맏이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만큼 정 회장이 인수전에 임하는 각오는 특별했다는 얘기다.  자동차 테마파크 완성은 글로벌 무대에서 업계 5위라는 위상에 맞는 각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한전부지 인수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선진 자동차 문화 육성과 계열사간 시너지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 계열사들이 영위하고 있는 많은 사업장에 강남시대를 열 자동차 랜드마크라는 퍼즐을 끼워 넣음으로써 더욱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현대차는 한전부지에 30여개 계열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비즈니스타워와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테마파크 롤 모델로 꼽은 것은 폭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 2000년 6월 일 볼프스부르크시(市)에서 문을 연 아우토슈타트는 1990년대 볼프스부르크시의 실업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오토 비전'에서 출발했다. 시의 구성원 대부분이 폭스바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만큼, 공동운명체의 발전을 위해 시작됐다.
     
    현대차는 폭스바겐을 벤치마킹해 한전부지 통합사옥 인근 공간에 출고센터, 박물관, 전시장, 체험관 등을 하나로 묶어 문화 및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지 매입 비용을 뺀 나머지 건립비용 등은 30여개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 동안 순차적으로 분산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몽구 회장은 결국 기존의 '철강-자동차'로 이어지는 '평면적' 시너지에서 유럽을 넘는 선진 테마파크를 구축하는 '입체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전부지 인수에 사활을 걸고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재-역삼-삼성동을 잇는 강남벨트를 완성할 한전부지 통합 테마파크는 '그룹의 핵심성장' 본거지로 키우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