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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5'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한국타이어의 목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전공장 물류창고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며 물류창고 일부와, 창고에 보관중인 타이어 대부분이 소실됐기 때문이다. 총 66억원 가량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더 큰 문제는 한국타이어의 안전경영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이다.
1일 대전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8시55분쯤 대전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물류창고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4628㎡ 면적의 물류창고에 보관 중이던 타이어 완제품 18만3000개와 물류창고 일부가 함께 불에 타 총 66억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화재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는 점과 물량을 보관하고 공급하는데 차질이 생겼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피해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전공장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이 지속될 경우 피해 금액은 하루 52억~58억5000만원선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대전공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타이어 개수 6만5000개와 제품별 평균 딜러 공급가격인 8만~9만원을 고려한 액수다.
무엇보다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금산공장과 함께 한국타이어의 전체 생산량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국내, 중국,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서 총 92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해냈다. 이중 국내에서 생산된 물량은 총 4500만개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대전공장만 따질경우 전체 생산량 가운데 약 2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총매출의 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대전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자연스럽게 해외 수출길에도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은 "물류창고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데는 문제가 없고 안전점검을 마친 후 1일 오전 10시경 부터 정상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타이어의 안전경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점이다. 공장을 운영하는데 있어 어떤 기업이라도 작고, 큰 사고를 피해갈 수 없지만 이번 화재의 경우 대전시 내에 모든 소방차가 출동했음에도 진압하는데만 12시간여 가까이 소비됐다.
한국타이어 측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강조할 뿐 여전히 사고원인에 대해선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또 글로벌 5위 자리를 노리며 해외에 공장을 신·증설 하는 등 대외 영역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이번 화재는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대전공장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방폐수가 금강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지적되며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경우 금강과 갑천이 만나는 합류 지점과 불과 5km를 거리에 두고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진화에 쓰인 소방수와 불이 꺼지며 생긴 탄화물 찌꺼기들이 금강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타이어가 타는 과정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이 폐수에 섞인 채 금강으로 유입될 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소방폐수 등이 갑천으로 흘러들며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화재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화재 발생 직후 오일펜스와 모래주머니를 설치했으며, 화재진압용 용수는 준설차량을 이용하여 폐수처리장으로 이송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했다"며 "심려를 끼친 인근 주민들과 빠른 시간 안에 적극적인 소통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 설명했다.